이 기사는 12월 20일 18:0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차바이오텍이 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12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를 발행한 지 불과 일주일만이다. 자회사인 차헬스케어 상장에 전력을 기울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차바이오텍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2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증자로 보통주 2314만8150주를 발행한다. 기존 발행주식 총수의 40%에 달하는 규모다. 발행 예정 가격은 주당 1만800원이다. 삼성증권이 대표 주관사, 대신증권이 인수회사로 참여한다.
유상증자 대금은 운영자금으로 1000억원, 타법인 지분 취득으로 1100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으로도 각각 200억원을 투입한다.
지분 취득 대상은 차바이오텍의 종속회사인 차헬스케어와 마티카홀딩스다. 차바이오텍은 9월 말 기준 차헬스케어 지분 55.6%, 마티카홀딩스 지분 89.5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차헬스케어에 900억원을, 마티카홀딩스에 2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차헬스케어는 2013년 차바이오텍에서 물적분할한 곳이다. 병원 개발 및 투자, 경영 관련 컨설팅 용역, 해외 병원 운영 등이 주요 사업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신축 병동 증설 공사 등에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차바이오텍은 설명했다.
마티카홀딩스는 미국에 위치한 지주회사다.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를 통해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하고 있다. 수주 증가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차바이오텍은 이달 스틱인베스트먼트를 대상으로 1200억원 규모 EB를 발행하기도 했다. 교환대상은 차헬스케어 보통주로 사실상 스틱이 차헬스케어에 투자한 구조다. 스틱은 차헬스케어가 2027년까지 상장하는 조건으로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차바이오텍이 차헬스케어 상장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EB를 발행해 확보한 1200억원 역시 모두 차헬스케어에 출자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차헬스케어 상장을 조건으로 받은 투자금에 대한 풋옵션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차바이오텍은 지난 2016년 차헬스케어 상장을 조건으로 미래에셋PE로부터 1100억원을 투자받았지만 기한 내에 불발됐다. 지난해부터 약속한 기한이 도래하자 미래에셋PE는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차바이오텍이 미래에셋PE가 보유한 지분의 절반을 자체 현금으로 매입했다. 나머지 절반은 대신-Y2HC신기술투자조합과 IMM KIS Advance제2호펀드 등 신규 투자자를 유치해 해결했다.
대신-Y2HC 투자조합 등으로부터 신규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차바이오텍은 2025년 8월까지 차헬스케어 상장을 완료하지 않으면 해당 주식을 매입하는 풋옵션을 다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풋옵션 금액 규모는 약 800억원으로 추정됐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