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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던 세계 최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엘리엇 힐 최고경영자(CEO) 취임 후 처음 발표한 실적에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기존 전략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히며 단기적으로 매출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일(현지시간) 나이키는 2025회계연도 2분기(9~11월) 매출이 123억5000만달러로 전문가 전망치인 121억3000만달러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중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기대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보였다. 주당순이익(EPS)은 0.78달러로 역시 예상치인 0.63달러를 넘어섰다. 이번 실적 발표는 지난 10월 힐 CEO가 취임한 이후 처음 이뤄진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두고 "나이키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푸남 고얄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도매 및 의류 매출이 예상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다만 나이키는 3분기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매트 프렌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매출이 두 자릿수 초반의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7.7% 감소)보다 더 큰 하락세를 의미한다. 월가 전망보다도 낮다. 이에 따라 3분기의 총이익률은 3~3.5%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힐 CEO는 존 도나호 전임 CEO의 전략을 비판하며, 온라인 판매와 할인 프로모션에 과도하게 의존했던 기존 방식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재고를 '수익성이 낮은 채널'을 통해 대규모로 정리한 후 정가 모델 판매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매 협력사와의 관계 회복도 강조하며 "협력사가 나이키와의 협력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협력사와 상생하는 전략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또한 힐 CEO는 나이키가 스포츠 정신을 상실했다고 지적하며, 브랜드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전 경영진이 에어포스1, 덩크, 에어조던1 등 일부 인기 제품군에 지나치게 의존해 시장 점유율을 잃었다고 언급했다. 이들 제품군의 공급을 줄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가치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힐 CEO는 "이러한 변화가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이를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우리는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나이키 주가는 한때 12%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하락해 보합세로 마감했다. 올해 나이키 주가는 29% 하락한 상태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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