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술 끊어야, 충동 조절 못하고 격노"…교수 발언 화제

입력 2024-12-20 11:31   수정 2024-12-2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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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 노화' 개념으로 이름을 알린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술·담배 등 생활 습관 절제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정 교수는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조직의 리더는 술을 끊어야 한다'라는 칼럼을 조간 신문에 실어 주목받은 바 있다.

정 교수는 2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노화 과정을 빠르게 하는 건 생활 습관이 70%, 개인적 운과 유전자가 30% 정도 차지한다"며 "식사, 운동, 수면, 스트레스, 술, 담배 등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리더가 술을 끊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높은 자리에 있고 내가 줄 수 있는 영향력이 크면 클수록 전두엽 기능을 잘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알코올은 뇌에 독이다. 본드하고 거의 비슷하게 뇌를 녹인다"며 "옛날에는 엄청나게 많은 양의 술을 마셔야만 알코올성 치매가 된다고 생각했지만 영상기법들이 좋아진 요즘엔 옛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적게 술을 마셔도 바로 뇌 노화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특히 고위험 음주를 하는 사람이 술을 계속 먹게 되면 전두엽 기능이 떨어져 복잡한 사안을 제대로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다음 뇌의 스트레스 레벨이 증가해 충동 조절 기능이 떨어져 쉽게 격노, 대로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커진다"고 했다.

정 교수는 "옛날 왕들은 밑에 있는 사람들이 일사불란하게 따라 하게 만들면 됐지만 지금은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이기에 리더가 깨어 있는 정신, 명철한 판단을 해야만 경쟁에서 이겨나갈 수가 있다"며 "술에 취한 뇌를 가진 상태에서 리더가 의사결정을 한다는 건 결국 조직의 생존을 위협하게 하는 일이다"고 리더는 술을 마시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교수는 지난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정희원의 저속노화'에도 '리더의 자질'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리더의 음주 습관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이는 '애주가'로 알려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시국 이후 나온 영상이라 주목받았다. 해당 영상은 올린 당일에만 10만뷰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해당 영상 썸네일에 '당신이 그러고도 리더가 맞습니까?'라고 적은 뒤 "어수선한 시국"이라며 "노년내과 의사로서 또 저속노화에 대해서 알리는 사람으로서 여러 가지 생활 습관과 음주, 자기돌봄의 중요성에 대해서 여러분께 다시 한번 말씀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은 절대로 정치적인 의도가 드러나지 않도록 해왔는데 지금은 조금 더 직접적으로 말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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