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농협은행장에 강태영 NH농협캐피탈 부사장이 내정됐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같은 경남 출신인 강태영 내정자는 농협은행 디지털전환(DT) 부문 부행장을 역임한 인사로, 데이터와 기술 기반의 경쟁력 강화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농협금융지주는 20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열고 농협은행, 농협생명, NH농협캐피탈, NH벤처투자, 농협손해보험, NH저축은행 등 6개 완전자회사의 최고경영자(CEO) 후보 추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사별 단독 후보로 추천된 6명의 CEO 내정자들은 해당 회사별 임추위 또는 이사회에서 자격검증과 심사를 거쳐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임기는 모두 내년 1월 1일부터 2026년 12월 31일까지 2년이다.
강 내정자는 다년간 여신 관련 업무를 수행했을 뿐만 아니라 인사부와 종합기획부 등의 근무경력을 갖고 있다. 또 일선 현장에서의 오랜 경험을 토대로 기획력과 영업력을 겸비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아 농협은행장으로 발탁됐다. 특히 농협은행의 DT부문 부행장 재임 당시 농협금융지주의 디지털금융부문 부사장을 겸임하며 농협은행의 뱅킹 앱 'NH올원뱅크'를 농협금융그룹의 '슈퍼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데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농협은행은 내년에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주요 경영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신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갖춘 강 내정자가 데이터에 기반한 초개인화 마케팅을 적극 실현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추위는 "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서 금융권이 내부통제와 인적쇄신에 힘쓰고 있는 상황에서 인사 경험과 변혁적 리더십을 갖춘 강 내정자는 내부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적재적소 인사 구현을 통해 농협은행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농협생명 출범 이후 지난 12년 동안 현직 농협생명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은 박 내정자가 처음이다. 박 내정자를 단독 CEO 후보로 추천해 농협생명 직원의 사기 진작과 장기적인 인적 경쟁력 강화 효과가 기대된다고 농협금융 임추위는 밝혔다.
박 내정자는 지역 기반의 탄탄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농협생명의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을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시키는 등 영업전문가로서의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주력 판매채널인 농·축협 채널에서 탁월한 실적을 거뒀다는 게 임추위의 설명이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내년엔 급변하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금리 인하로 인해 투자수익률 하락 및 보험부채 증가 등으로 농협생명의 손익 악화가 우려된다"며 "박 내정자의 탁월한 영업능력은 본원적 사업경쟁력 강화를 통해 양적?질적 성장을 도모하려는 농협생명의 경영전략 방향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송 내정자는 보험 분야에서만 20년 이상을 근무한 보험전문가로서 보험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실무경험을 겸비한 정통 보험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농협손해보험의 상품고객본부, 농업보험본부, 마케팅전략본부, 법인영업부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누구보다도 내부사정과 업무를 잘 알고 있다는 게 임추위의 판단이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농협손해보험이 최근 2년 연속 당기순이익 1000억원을 돌파하며 양적·질적 성장을 이루었으나, 내년엔 금리 인하와 경기둔화 등으로 보험업계가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에 직면해 있으며 보험관련 감독당국의 규제 강화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송 내정자는 보험 전문성과 실무경험을 겸비하여 수익성 중심으로 내실을 다지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손해보험의 경영전략에 부합하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최근 여전업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캐피탈은 영업채널 다각화를 통한 자산 확대를 내년도 중점과제로 삼고 있다"며 "장 내정자는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본부장으로서 약 800조원의 여?수신 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농협캐피탈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고 전했다. 이어 "은행 금융소비자보호 부문 부행장 경험이 있어, 불완전판매 예방과 소비자 권익증진 등 농협캐피탈의 질적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벤처캐피털(VC)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맨파워'이며 특히 유망한 기업을 발굴하고 신기술 등에 대한 투자를 유치하려면 대표이사의 네트워크와 심사역량이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김현진 현 대표이사는 공학 석사와 경영학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20년 이상 ICT, 반도체, 소재부품,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경험이 풍부한 VC전문가라는 게 임추위의 판단이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올해 1000억원 규모로 결성한 글로벌오픈이노베이션 펀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농협 계열사를 주요 출자자(LP)로 구성했는데, 이는 김현진 대표가 국?내외 주요 기관과 금융권의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농협 내부적으로도 실력을 인정받아 시너지 창출을 이뤄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NH저축은행 대표엔 김장섭 전 농협생명 부사장이 내정됐다. 김 내정자는 청주 신흥고, 서울대를 졸업한 이후 1991년에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이후 농협금융지주 경영지원부장,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자산운용본부장을 거쳐 농협생명 자산운용부문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농협 내 다양한 법인과 부서를 두루 경험한 정통 금융맨이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김 내정자는 전략기획, 경영지원 등 다양한 경력과 일선 현장에서의 풍부한 영업경험을 균형감 있게 보유한 기획?영업전문가"라며 "리테일 사업 중심의 경영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NH저축은행의 대표이사로서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내정자의 폭넓은 투자?운용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수익률 제고를 통한 비이자이익 확대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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