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23일 '미국의 번영·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만시설법(SHIPS for America Act)'에 대해 "국내 조선업은 전략 상선단에 참가할 상선 신조나 MRO(유지·보수·정비) 공사를 수주하는 수혜를 볼 것"이라며 "미국 내 투자 인센티브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 강경태 연구원은 "미국은 250척 규모의 전략 상선단을 꾸려 국제 무역선으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전략 상선단에 참가하는 선박들은 선주들의 신청과 정부 승인을 통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략 상선단으로 참가 신청할 수 있는 선박은 미국에서 건조하거나 외국 건조 선박 중 일정 자격(미국 시민권 있는 선주·선령 14년 이하)을 갖춰야 가능하다"며 "미국 선주들이 당장 내년부터 한국과 일본 조선사와 2029년 납기 상선 건조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선주들이 외국에서 건조한 선박으로 전략 상선단에 참가 신청할 수 있는 기한은 2029년이기 때문"이라며 "미국 조선소 전체에 현재 발주된 상선 수주 잔고(29척)와 연간 건조 생산능력(CAPA)을 감안하면 외국 건조 선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 조선사들이 미국 내 투자 인센티브를 수취할 것으로 강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는 "외국 주체가 미국 내 상선 및 군함 조선소, 기자재 업체, 강재 제작 시설에 투자할 경우 이를 적격 투자로 분류하고 금융이나 고용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받을 것"이라며 "미국 조선업의 부흥을 원하는 초당적인 기조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공동 인수한 미국 필리 조선소의 설비투자(CAPEX) 규모를 비롯해, 현재 미국 내 조선소 매물을 물색하고 있는 HD한국조선해양의 투자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의회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동맹국과 협력해 자국 조선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미국 조선 및 항만 인프라 번영과 안보를 위한 법안'을 초당적으로 발의했다. 외국 선적 선박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현재 무역 구도에서 탈피하고, 쇠락한 조선업 인프라와 인력, 신기술에 투자해 산업 번영과 안보를 향상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 법안에는 미국 내 선박 건조를 장려하고, 조선업 기반을 강화하는 정책이 포함됐다. 중국 선박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정책도 담겼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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