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밥만 먹고 살아'…삼성·LG 자리까지 넘보더니 [원종환의 中企줌인]

입력 2024-12-23 09:30   수정 2024-12-2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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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모빌리티 중에서도 전기자전거로의 소비자 선호도가전기밥솥 제조업체로 널리 알려진 쿠쿠와 쿠첸이 서로 다른 행보를 굳히며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쿠쿠는 주력 제품인 밥솥 외에도 정수기와 가습기, 냉동고 등 제품 라인을 다양화하며 올해 첫 2조원 매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쿠첸은 개개인에게 맞춤화한 기술 고도화와 마케팅 등 밥솥 사업에 주력하며 5년 만에 흑자전환을 넘보고 있다.
'종합가전기업' 도약 꿈꾸는 쿠쿠
23일 쿠쿠에 따르면 올 3분기 밥솥을 제외한 가전의 누적 매출 비중은 68%로 2021년보다 7%P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밥솥이 차지한 매출 비중은 37%에서 32%로 떨어졌다. 쿠쿠 관계자는 “포트폴리오를 다각화로 여러 제품군에서 큰 매출을 올린 영향이 컸다”며 “프리미엄 제품군을 앞세운 밥솥도 매출 자체는 상승세”라고 설명했다.

국내 밥솥 시장에서 약 70%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쿠쿠는 일찌감치 사세를 넓히기 위해 사업다각화에 힘써왔다. 2017년 렌탈과 생활가전 사업을 인적 분할한 쿠쿠홈시스를 신설한 데 이어 주방가전사업 쿠쿠전자를 물적분할했다. 쿠쿠홀딩스로 사명을 바꿔 지주회사체제로 접어든 이후 청소기, 비데, 음식물처리기 40여 가지가 넘는 가전제품을 출시했다.



특히 올해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이 주로 생산해 온 대형가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지난 6월 창사 이래 최초로 냉동고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에는 첫 김치냉장고를 출시했다. 지난 10월엔 정수기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쿠쿠는 2019년 쿠쿠홈시스와 쿠쿠홀딩스를 포함해 매출 1조원을 넘겼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 3543억원, 1525억원이다. 쿠쿠 관계자는 “올해 연 매출 2조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밥솥 외길' 걷는 쿠첸
쿠첸은 매출 비중의 72%를 차지하는 밥솥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주력하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 올해 3분기 쿠첸의 누적 밥솥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6% 증가했다. 특히 주력 제품인 ‘브레인 밥솥’의 올 3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4% 올랐다. 쿠첸 관계자는 “지난 8월 ‘피겨 여왕’ 김연아 씨를 모델로 기용하며 제품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며 “디자인과 기능을 겸비한 신제품이 판매량 호조를 보이며 매출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2019년 자진상폐를 택한 동시에 적자전환한 쿠첸은 기술 집약적인 밥솥을 출시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2019년엔 밥맛 연구소를 신설한 게 대표적이다. 밥소믈리에를 비롯한 전문인력 30여 명이 보리 잡곡밥과 흑미밥, 가정밥 등 여러 쌀 품종에 최적화한 알고리즘을 밥솥에 녹여냈다. 지난 8월 선보인 그레인 밥솥엔 15가지의 밥맛을 지원하는 이 알고리즘을 탑재했다.



밥솥 디자인도 한층 끌어 올렸다. 주방가전이 실내를 꾸미는 디자인 요소로 자리매김한 데 따른 판단에서다. 쿠첸 관계자는 “밥을 짓는 기능에만 집중해 주방 한편에 두었던 밥솥을 거실 등 다양한 장소에 배치해도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디자인을 고안했다”며 “밥솥으로 인테리어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쿠첸 밥솥은 올해 업계 최초로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if·레드닷·IDEA)를 수상했다.

쿠첸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319억원과 영업이익 2억 8000만원을 올렸다. 쿠첸 관계자는 “올해 흑자전환할 가능성이 크다”며 “자체 기술을 활용한 인덕션을 포함해 에어프라이어, 전기레인지 등 품목을 다양화하며 실적 향상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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