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23일 15:3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T가 20개 부동산 유동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자산과 비핵심 자산을 묶어 매물로 내놓아야 유동화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매각 리스트에 지방 건물이 많아 자문사의 지방 네트워크도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는 부동산 유동화 관련 컨설팅 자문사로 삼정KPMG, 컬리어스코리아, 에비슨영, 부동산플래닛 등 네 곳을 선정하고 내년 1분기 내에 유동화 할 부동산 자산을 확정한다. 이후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추진해 거래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KT가 유동화 검토 대상으로 올린 자산은 총 20곳으로 3조원 규모에 달한다. 유동화 대상은 서울 내 호텔, 코리빙(임대주택), 지방 오피스 등으로 이뤄져 있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안다즈 강남 △신라스테이 역삼 △르메르디앙&목시 명동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레지던스 등 호텔 자산이 대표적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오피스, 호텔, 오피스텔 등으로 구성된 복합시설 이스트폴도 매각 대상에 오른 핵심 자산 중 하나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이스트폴은 쿠팡이 2026년 본사 이전을 확정한 오피스동을 포함한 복합 자산이다. 이스트폴의 오피스동인 이스트폴 타워는 서울 2호선 구의역에 지하 7층~지상 31층 규모로 지어지는 8만9768㎡(약 2만7155평) 규모 대형 오피스다.
매각 테이블에 오른 비주력 자산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1974년 지어진 경북 구미 공단동 KT공단빌딩이나 △설악산 나대지 △강원 원주 학성동 KT학성빌딩(1976년 사용승인) △충남 아산 도고면 KT도고수련관(1987년 사용승인) △대구 수성구 범어동 KT범어빌딩(1992년 사용승인) 등 노후 자산이나 팔리기 어려운 토지 등 지방 자산 10곳도 유동화 대상에 포함돼 있다.
알짜 자산과 비주력 자산을 함께 매각해야 비주력 자산을 매각할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호텔 자산 내에서 핵심과 비핵심 자산을 패키지로 매각하는 방식이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등 대형 호텔과 42.5%만 구분소유한 신라스테이 역삼을 묶는 방안이다. 글래드호텔 세 곳을 매각하는 DL그룹도 서울과 지방 자산을 섞어 패키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비주력 자산을 모두 매각하려면 패키지 매각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매각 자문사의 지방 네트워크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충남 아산 수련관이나 경북 구미 공단빌딩, 강원 원주 학성빌딩 등 지방 도시의 작은 건물이 비핵심 자산을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플래닛 등 지방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자문사가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방 자산 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플래닛은 지방 네트워크에 강점을 가진 매각 자문사다. 2021년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의 지방 등 주유소 자산 27곳 중 20곳 매각하기도 했다.
한 부동산 IB 업계 관계자는 “전체 자산 규모가 상당해 모두 매각하려 해도 소화하기 어려울 수 있고 비핵심 자산만 팔려 해도 팔리지 않을 수 있다”며 “적절한 조합을 찾아내 매각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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