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무요원 부실 근무 의혹을 받는 그룹 위너 송민호가 23일 소집 해제됐다. 그는 소집 해제일에도 병가를 내고 출근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병무청과 경찰은 송민호를 둘러싼 부실 복무 의혹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송민호와 함께 '마포시설관리공단'에서 일했던 사회복무요원들은 그의 불성실한 근무 태도를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송민호와 함께 주차관리부에서 일했던 A 씨는 디스패치에 "그를 거의 보지 못했다"면서 "한 번도 출근 시간인 오전 9시에 나온 적이 없다. 어쩌다 나오면 '에어팟' 끼고 반쯤 누워서 게임만 했다"고 증언했다.
A 씨는 "다른 사회복무요원들은 행정 고지서를 뽑아 우체국에도 다녀오는데, 송민호는 대인기피증이라고 이 업무도 안 했다. 그런데 담배는 어떻게 피우는지 모르겠다. 회사 사무실 바로 옆이 큰 마트인데 엄청나게 붐빈다. 송민호는 사람들이 엄청 왔다 갔다 하는 그 마트 주차장 뒤에서 담배를 피웠다"며 의문을 표했다.
직원 B 씨는 "편익 시설에서만 출근을 제대로 안 한 게 아니다. 시설관리공단에서도 마찬가지다. 거의 안 했다. 진짜 많이 왔을 때가 일주일에 2번 정도. 한 달에 2~3번 본 적도 있다"고 전해 충격을 줬다.
그러면서 "10시 출근도 안 시키고 10시 30분, 아니면 11시쯤 나온다. 그리고 20~30분 정도 게임을 하고 간다. 점심은 연예인이라서 집에서 먹는다고 했다. 그러다 오후 5시 50분쯤 나타난다. 그리고 6시쯤 다시 나간다. 그게 퇴근"이라고 기억했다.
장발인 송민호는 회사에서 두발 문제를 지적받고도 무시했다고 전해진다. B 씨는 "송민호의 장발 사진이 SNS에 여러 차례 올라왔다. 우리 공단도 욕을 먹는 상황이었다. 정년 퇴임을 1년 앞둔 실장님이 '머리 좀 자르라'고 좋게 말했다. 더 이상 말 나오지 않게 하자고. (송민호는) 들은 척도 안 했다. 그리고 그 머리로 동생 결혼식에 갔다"고 했다.
징병 신체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송민호는 지난해 3월부터 마포시설관리공단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 의무를 이행해왔다. 이후 지난 3월 마포주민편익시설로 근무지를 옮겨 대체 복무를 이어왔다.
하지만 부실 복무 의혹은 물론 지난 10월 31일 미국 하와이로 5박 6일 여행을 다녀온 후, 제대로 근무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출퇴근 기록 조작 의혹도 불거졌다.
이에 송민호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아티스트 복무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병가 사유는 복무 전부터 받던 치료의 연장이며 그 외 휴가 등은 모두 규정에 맞춰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지난 17일 자신의 부실 복무 의혹 보도가 나오자 극심한 심리적 불안 증세를 토로하며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19일 송민호의 상습 출근 조작 의혹을 조사해달라는 국민신문고 민원을 지난 18일에 접수해 내사에 착수했다.
과거 부실 복무로 인해 싸이, NRG 천명훈, 가수 강현수 등이 재입대한 사례가 있어 송민호에게 어떤 처분이 내려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면 공익 근무 시절 남다른 태도로 박수를 받은 사례도 있다.
2022년 SBS 보도에 따르면 2019년 6월부터 서울 서초구에 있는 주간보호센터에서 사회복무 요원으로 복무한 2PM 이준호의 근무 태도에 대해 동료들은 입을 모아 칭찬했다.
이준호가 근무했던 시설은 지적장애를 앓는 중증 장애인 10여 명이 낮 동안 재활교육 등을 받는 곳이었다.
이곳 모 팀장은 SBS에 "흔히 스타라고 하면 이런 시설에서 대충 하다가 가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오해였다. 이준호 선생님은 정말 열정적이었다. 침을 흘리거나 거동이 불편하고 시각이 좋지 않은 친구들과 외부 활동을 할 때는 계속 손을 잡고 다니고 침을 닦아주는 등 정성스럽게 친구들을 돌봐줬다. 힘들어하는 내색이 없어서 더 고마웠다"고 전했다.
그는 "이준호 선생님은 센터에서 가는 캠프를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모두 참여했다. 병가를 내거나 휴가를 사용할 수도 있었을 텐데,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제주도, 설악산 속초, 강화도 등지를 모두 함께했다"면서 "가수여서 귀가 예민했을 텐데 소리 지르는 친구들도 잘 돌봐줬던 게 기억이 난다. 지금도 사진을 보면서 센터 친구들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기억하는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준호는 센터가 설립된 지 얼마 안 돼 차량이 없다는 말을 우연히 듣고는 차량까지 후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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