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경제단체장들이 23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만나 환율 방어 및 리세션(경기침체)에 대한 대비 등을 당부했다. 한 권한대행은 "정부는 우리 경제가 계속 발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건설적인 재정의 역할을 결코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경제6단체장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오찬간담회를 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글로벌 경쟁 하에 우리 기업들이 다른 국가의 기업들보다 불리한 환경에서 경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반도체와 미래차, 2차 전지 같은 국가 전략 산업 분야에 대한 보조금 지급 및 근로시간 규제 완화 등 같은 대책을 정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손 회장은 "모든 업종에서의 투자가 보다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임시투자세액공제 연장 같은 지원 방안도 살펴달라"며 "상법 개정이나 법정 정년연장 같은 기업 경영활동을 전반적으로 위축시킬 수 있는 법안 논의에는 정부가 적극 대응해달라"고 요청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리세션 가능성을 우려했다. 최 회장은 "리세션이 오지 않도록 리세션 어태킹을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며 "내수 진작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해 보이고, 경기가 너무 침체되지 않도록 만들어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무총리실 고위관계자는 "지금 경제 상황이 리세션이라고 규정한 것은 아니고, 리세션이 오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달라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부연했다. 최 회장은 환율 방어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450원 수준이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는데 우리 기업들은 경제 외교 공백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정부와 민간이 보유한 채널을 최대한 공유해 미국의 새 정부 통상정책에 대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류 회장은 "성장 동력 약화도 큰 문제"라며 "올해 일몰되는 국가 전략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세제 혜택 연장,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국 수준의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예산 조기집행 등을 당부했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환율 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외환보유고 문제도 걱정"이라며 "우방국들과 통화스와프 문제 등도 잘 챙겨보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윤 회장은 또 외교 및 통상 문제를 담당할 국가 비상대책회의를 만드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국무총리가 위원장으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위원장으로, 외교부 장관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회의체를 만들자는 조언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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