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중국산' 혹해 문 활짝 열었다가…날벼락 맞은 일본

입력 2024-12-23 18:18   수정 2024-12-24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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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원전 폭발사고 직후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전체 전력의 20% 이상을 생산하던 원전을 대체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눈을 돌린 발전원이 태양광이었다. 풍력발전은 환경영향평가와 건설에만 10년이 걸리고 건설비도 막대하지만 태양광 발전은 값싸고 신속하게 원전을 대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일본 정부는 정해진 가격에 전기를 사주는 고정가격매수제도(FIT)를 2012년 도입하는 등 태양광 발전을 적극 보급했다. 이 결과 2022년 전체 전력에서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9.2%까지 치솟았다. 일부 재가동을 시작한 원전(5.5%)의 두 배에 달했다.

하지만 정부가 태양광 시장을 키우는 데 급급한 사이 일본 태양광산업은 고사 상태에 빠졌다. 값싼 중국산 태양광 패널이 일본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기 때문이다. 2021년 1월 일본을 대표하는 태양광 패널 생산업체인 파나소닉이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에 따르면 2001년 일본 태양광 패널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40%에 달했지만 2012년 9%, 2018년에는 1.2%까지 추락했다.

중국은 일본 시장을 발판 삼아 세계 1위로 올라섰다. 2023년 말 기준 중국 5대 태양광 패널 제조사의 세계 점유율은 59.3%에 달한다. 태양광 사례를 교훈 삼아 일본은 2020년부터 추진하는 해상풍력 사업에서 자국 산업 보호를 우선시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시장의 44.2%를 차지한 중국의 공세로 시장을 지키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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