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아들' 찰리, 우즈 곁에서 첫 홀인원

입력 2024-12-23 18:50   수정 2024-12-24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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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칼턴GC(파72) 4번홀(파3·176야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9·미국)의 아들 찰리(15)가 7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그린에 정확히 안착한 뒤 홀로 굴러 들어갔다. 찰리는 홀인원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고, 우즈는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그를 안아줬다.

찰리의 생애 첫 홀인원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우즈는 우승을 놓쳤음에도 방긋 웃었다. 그는 이날 열린 ‘가족 이벤트 대회’ PNC챔피언십 최종 2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베른하르트 랑거(67·독일) 부자에게 패했지만 “찰리가 첫 홀인원을 기록했고, 샘(딸)이 가방을 멨다”며 “인생에서 가장 짜릿한 일”이라고 기뻐했다.

PNC챔피언십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의 이벤트대회다. 역대 메이저대회 우승자 20명이 각자 가족과 한 팀을 이뤄 36홀 스크램블 방식(한 팀의 두 명이 각자 티샷한 뒤 그중 하나를 골라 그 자리에서 두 명 모두 다음 샷을 하는 방식)으로 경기한다.

2021년 교통사고 이후 제 기량을 찾지 못하고 있는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오랜만에 우승 경쟁을 펼쳤다. 이날 공동 선두로 출발해 홀인원 하나와 버디 13개를 합작한 우즈 부자는 15언더파 57타를 쳤다. 최종 합계 28언더파 116타로 랑거 팀과 함께 이 대회 최다 언더파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그러나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1차 연장전에서 이글을 잡아낸 랑거 팀에 패해 우승을 내줬다. 대회가 끝난 뒤 우즈는 “찰리는 경기의 모든 측면에서 나아졌다”며 “지금까지 이룬 것이 놀랍고,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차 연장전에서 5m 남짓한 이글 퍼트를 떨어뜨리면서 우승을 확정한 랑거는 24세인 막내아들 제이슨과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를 합작했고, 통산 여섯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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