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저유가로 호황을 누린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불황의 늪’에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동의 산유국들까지 대규모 설비투자를 하며 가세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업계가 구조조정을 통해 범용 제품 중심인 사업구조를 고도화할 길을 터주기로 했다.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업활력법)을 활용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사업 재편에 나서도록 한다는 방침인데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지원과 함께 3조원 규모의 정책자금도 투입한다.
건설업도 최악의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다. 올 들어 10월까지 문을 닫은 종합건설사가 400곳에 육박한다. 폐업한 전문건설사는 1700곳이 넘는다. 건설업 종사자는 1년 새 4.3%나 줄었다. 부동산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공사비 급등까지 3중, 4중 악재에 알짜 건설사도 속속 무너지고 있다. 건설업에 대해서는 우선 공공공사 공사비를 현실화하고 민자사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90조원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가동한다. PF 보증 규모를 5조원 늘리고 분양 관련 규제 완화 등으로 건설사의 부담도 줄여주기로 했다. 악재가 복합적인 만큼 민간 부문으로 확장하는 추가적인 대책도 필요해 보인다.
물론 이런 정부 대책이 당장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보완 방안들을 구체화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비상 국면에서도 첫발을 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큰 방향을 잡았다면 속도감 있는 실행이 중요하다. 어려운 시기인 만큼 공무원 사회라도 중심을 잡고 기업 지원에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