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방향성은 바뀌지 않아…중단기채 투자 추천" [2025 재테크]

입력 2024-12-24 08:10   수정 2024-12-2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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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어가면서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 재테크 전망을 점치기 바쁩니다. 내수 부진 속 맞닥뜨린 탄핵 정국, 고환율 등 악재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 등 불확실성 요인이 도사리고 있는 시점입니다. 한경닷컴은 다양한 업종의 주식과 채권, 원자재 등 전문가에게 새해 투자전략을 물었습니다.

"기울기가 가파른가 완만한가의 문제이지 큰 틀에서 '금리 인하'라는 방향성은 바뀐 게 없습니다. 채권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입니다."

이한재 신한은행 신한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 PB팀장(사진)은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12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강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신호가 감지되면서 금리 인하 속도 조절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하지만 타이밍의 문제일 뿐 '금리 인하'란 시장 컨센서스(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인플레이션 진정 시 금리 인하 여력은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 팀장은 "인플레이션이 식으면 금리는 낮아지고 채권 가격 상승 여지가 열린다. 주식에서 고점 우려가 있는 미국 외의 대안이 보이지 않는 지금, 현금을 채권으로 운용하길 권한다"면서 "채권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그는 "채권은 주식 대비 안정적이고 예측할 수 있는 투자자산으로, 주식과는 반대로 경기 둔화와 금리 하락, 시장 불확실성 등의 환경에서 빛을 발한다"며 "위험 관리와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주식 투자와 함께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선 빠질 수 없는 선택지"라고 강조했다.

다만 중기적으로 통화·재정 정책, 인플레이션 향방을 감안할 때 장기 채권은 매력이 줄었다는 의견이다. 미국 장기채 시장은 여러 수급적 변수로 변동성이 큰 투자다. 특히 장기채는 금리 변동 구간에서 더 큰 손실을 보기 때문에 더 신중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공식 취임 전까지의 경계감도 부담 요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내년 1월20일 취임 첫날 이민과 관세 등 20건이 넘는 행정명령을 발표할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이 팀장은 만기가 1년에서 3년 사이로 남은 중단기 채권 직접 투자 방식을 추천했다.

그는 "한동안 채권시장에서 변동성이 이어질 듯해 드라마틱한 매매차익에 대한 기대는 거둘 필요가 있다"며 "만기 일치되는 중단기 '알채권'(채권 직접 투자)을 권한다"고 말했다.

보다 넓게는 국내외 설정된 간접투자 상품으로 △미국 단기 국채 △한국 단기 국채 △만기매칭채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시했다. 미국에 상장된 SHY(iShares 1-3 Year Treasury Bond ETF)와 IEF(iShares 7-10 Year Treasury Bond ETF) 등이 대표적 예다. 이들 중·단기 국채는 금리 변동에 민감도가 크지 않아 안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단기채와 장기채는 수익률 차가 나타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12월16~22일) 국내 설정 채권 ETF 중 ACE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와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 등 미국 국채 단기·초단기 ETF가 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와 RISE KIS국고채30년Enhanced 등 한국 국고채 초장기물은 6% 안팎으로 하락했다.

한편 이 팀장은 최근의 '계엄 사태'가 채권시장에 주는 타격은 크지 않다고 짚었다. 그는 "주식시장과 달리 채권시장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라며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외 신뢰도가 유지되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채권 매수 기대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치적인 위기 상황이 국가신용등급 조정의 직접적인 이유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관련 업계에서는 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해제와 탄핵 정국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우려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2015년 12월 Aa3에서 Aa2로 상향한 후 10년째 같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Aa2는 무디스 등급 중 세 번째로 높다. 국가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이다. 피치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AA-, 안정적’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AA, 안정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외환시장 리스크로 외국인 채권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증시 폭락과 채권 투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이 팀장 견해다. 그는 "투자자들은 한국의 성장 잠재력이 낮아질 가능성을 주시하면서도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분위기"라며 "한국 경제의 안정성과 대외 신뢰도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향후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은 계속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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