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영화 '우리가 끝이야'(It Ends with Us)에 출연한 동료 배우이자 감독을 상대로 성희롱,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진 후 동료 배우들도 공개적으로 지지 선언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라이블리의 소송 소식이 전해진 이후 영화의 원작 소설 작가 콜린 후버는 인스타그램에 "절대 변하지 마세요. 절대 지치지 마세요"라는 글을 게재하며 라이블리를 응원했다.
후버는 "주저앉기를 거부하고 '묻히기'를 거부하는 블레이크의 능력은 영감을 준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라이블리가 주연으로 출연했던 '부탁 하나만 들어줘'(A Simple Favor)의 감독 폴 페이그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라이블리에 대한 비방 캠페인은 부당하다며 "그가 이런 일을 겪게 된 것은 끔찍하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라이블리의 데뷔작인 영화 '청바지 돌려입기'(Sisterhood of the Traveling Pants)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아메리카 페레라, 앰버 탐블린, 알렉시스 브레델도 공동 성명을 내고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캠페인에 맞서 싸우는 블레이크와 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라이블리는 미국 드라마 '가십걸'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2012년 '데드풀'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와 결혼해 네 아이를 낳았다.
결혼 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던 라이블리는 올해 9월 개봉한 영화 '우리가 끝이야'에 주인공 릴리 역으로 출연했다. 연출은 주연배우 라일 역을 맡았던 저스틴 밸도니가 담당했다.
가정 폭력을 다룬 동명의 로맨스 소설 후버의 원작을 기반으로 한 영화로, 홍보 과정에서 발도니가 불참하고, 이후 촬영 중 두 사람이 언쟁하는 듯한 영상이 공개돼 불화설이 번졌다.
소장에 따르면 발도니가 라이블리와의 키스를 즉흥적으로 연기하는 장면에서 라이블리의와 원하지 않는 스킨십을 이어갔다. 또한 발도니는 일반적인 촬영 때보다 훨씬 더 많이, 그리고 사전 통보와 동의 없이 전체 장면을 반복해서 촬영하기를 고집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다른 장면에서 춤을 추는 도중 발도니가 대본에 없던 즉흥적인 행동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발도니가 몸을 앞으로 기울여 라이블리의 귀에서 목까지 천천히 입술을 끌며 '냄새가 너무 좋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라이블리가 항의하자 발도니는 "난 당신에게 전혀 끌리지 않아요"라며 일축했다고 전해졌다.
여기에 라이블리는 또 자신이 촬영장에서의 문제를 폭로하려고 하자 발도니와 제작사가 교묘한 홍보 캠페인으로 자신의 평판을 깎아내리려 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자신을 공격하는 여론을 조작하고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 기사를 게재하도록 하는, 일명 '역바이럴' 작업을 했다는 것.
이런 사실이 알려진 후 배우 앰버 허드는 미국 NBC 방송에 출연해 자신도 SNS에서 허위 정보가 얼마나 무섭게 퍼지는지를 직접 봤다며, SNS는 거짓말이 진실이 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전 남편 조니 뎁과 명예훼손 소송을 벌였던 허드는 특히 발도니의 홍보 담당자가 뎁이 법정 공방 중에 고용한 인물과 같은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발도니 측은 혐의를 부인하며 라이블리를 비난했다. 변호팀은 "영화 캠페인 기간 라이블리가 자신의 발언과 행동으로 얻은 부정적인 평판을 만회하려는 또 다른 필사적인 시도"라고 반박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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