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포함한 국무위원 '줄탄핵'을 시사하자, "이재명 대표는 조기 대선도 못 기다리겠으니 선거 없이 대통령 역할을 하겠다는 건지 답하라"고 24일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의 본심은 '무정부 상태'인가, '무투표 대통령'인가"라며 "이 대표가 이해하는 헌정질서란 무엇인가. '이재명 1극 체제'인 민주당에서는 국무위원 5명을 탄핵하면 국무회의가 무력화되고, 민주당이 통과시킨 법안이 자동 발효된다는 주장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국무회의 무력화는 '무정부 상태'의 헌정 파괴다. 국무회의는 헌법 제88조에 의한 헌법 기구이며, 법률안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도 헌법에 명시돼 있다"며 "민주당은 국민이 다수 의석을 준 의미가 막무가내 탄핵의 일상화를 넘어서 무정부 상태를 만들라는 뜻으로 보는 것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조기 대선도 못 기다리겠으니, 선거 없이 대통령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냐"며 "이 대표는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김어준씨 유튜브에서 출연해 한 권한대행이 민주당이 통과시킨 '내란·김건희 일반 특검법(쌍특검법)'을 공포하지 않을 경우, 한 권한대행은 물론 비상계엄 선포에 동조한 장관 5명까지 탄핵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노 원내대변인은 "국무위원 총원 16명 중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직무 정지가 돼 있다. 그러면 15명 중 5명을 탄핵하면 국무회의 의결을 못 한다"며 "그렇게 되면 지금 올라가 있는 법안은 자동으로 발효된다. 거기까지도 고민하고 따져봐야 하는 아주 위중한 시점"이라고 했다.
한 권한대행은 민주당의 엄포에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쌍특검법을 상정하지 않았다. 그는 "특검법 처리나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처럼 법리 해석과 정치적 견해가 충돌하는 현안을 현명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즉각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총리의 말은 시간을 지연해서 내란을 지속시키겠다는 것 외에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