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오름테라퓨틱, 미트박스글로벌 등 올해 기업공개(IPO)에 고배를 마신 기업들이 내년 증시 입성을 재추진한다. 기업 ‘몸값’을 하향 조정하고 공모 물량을 줄여서라도 상장을 완수하겠다는 각오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약 개발 기업 오름테라퓨틱은 전날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내년 2월 상장이 목표다. 이번이 두 번째 코스닥 상장 도전이다. 지난달 상장에 나섰지만 수요예측 부진 여파로 증시 입성 계획을 접었다. 이 회사는 목표 시가총액을 낮추고 공모 물량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공모가를 기존 3만~3만6000원에서 2만4000~3만원으로 대폭 깎았다. 모집 주식 수도 300만 주에서 250만 주로 줄였다.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6279억원으로 이전보다 20%가량 낮아졌다.
올해 상장을 시도한 동방메디컬, 미트박스글로벌 등도 내년 1월 상장을 재추진한다. 축산물 플랫폼 기업 미트박스글로벌은 공모가를 이전보다 17%가량 낮춘 1만9000~2만3000원으로 제시했다. 한방 의료기기 전문기업 동방메디컬은 공모가를 똑같이 유지하지만, 모집 주식 수를 12% 줄였다. 올해 IPO 최대어 후보로 꼽힌 케이뱅크도 내년 1월 상장 작업을 재개한다. 2022년과 올해 10월에 이어 세 번째다.
내년 IPO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서둘러 증시에 입성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매년 초에 증시가 오름세를 보이는 이른바 ‘연초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침체한 IPO 시장 분위기를 반영해 공모가를 낮추고 공모 물량을 줄이는 공모주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