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빅테크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제품을 내놓고 있다. 구글은 올해 새로운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 2.0’, AI 에이전트 ‘아스트라’ 등을 선보였다. 빅테크들이 속도전을 벌일 수 있는 배경엔 AI가 있다. 사람 개발자를 대신해 AI가 코딩을 짜면서 프로젝트 진척 속도가 한층 더 빨라졌다는 설명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월 열린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구글의 신규 코드 중 25% 이상이 AI에 의해 생성된 뒤 엔지니어의 검토와 승인을 거친다”고 밝혔다. 오픈AI,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20~30% 정도의 코드를 AI에 맡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도 소프트웨어 코딩 분야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가전, 스마트폰 등 완제품 부문에선 ‘코드아이’, 반도체 부문에선 ‘코드메이트’라는 코딩용 AI를 사용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커뮤니티인 스택오버플로가 최근 전 세계 개발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6%가 업무에서 AI를 활용하고 있거나 사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젯브레인스의 최근 설문조사에선 개발자의 66.4%가 선호하는 AI 코딩 도구로 오픈AI의 ‘챗GPT’를 꼽았다. 다음으로 깃허브의 ‘코파일럿’(64.5%), 앤스로픽의 ‘클로드’(54.2%) 순이었다. 응답자의 58%는 “AI로 반복적 작업을 빨리 끝내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AI가 코딩 초안을 만들고 개발자가 후작업만 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개발자들이 코딩에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하면서 관련 AI 성능의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오픈AI가 공개한 새로운 AI 모델 ‘o3’는 코딩 능력을 평가하는 코드포스 평가에서 2727점을 받았다. 글로벌 개발자 중 175위에 해당하는 실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이전 모델인 ‘o1’은 1891점을 기록했다. 오픈AI는 o1 정식 버전 출시 한 달도 되지 않아 AI의 코딩 능력 수준을 40% 이상 높인 셈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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