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동해선·추억 교외선…'철도 新르네상스' 열린다

입력 2024-12-24 17:42   수정 2024-12-25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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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1990년대 수도권 대학생이 MT를 갈 때 즐겨 타던 ‘추억의 열차’ 교외선이 다음달 약 20년 만에 재개통한다. 경기 고양과 양주, 의정부를 잇는 노선이다. 동해선 개통으로 부산에서 강원 강릉까지 바다를 보며 기차 여행을 떠나는 것도 가능해진다.

교외선과 동해선을 비롯해 중부내륙선, 대경선(대구권 광역철도), 중앙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등 굵직굵직한 철도 노선 6개가 최근 개통했거나 곧 개통할 예정이어서 이른바 ‘철도 르네상스’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민의 이동권이 한층 확대되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동·서·내륙 간선 철도망 구축
24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동해선 프로젝트가 오는 31일 준공해 새해 첫날인 다음달 1일부터 탑승객을 맞는다. 영덕(경북)에서 삼척(강원)까지 122㎞ 구간에 새로 철길을 깔고, 비전철 구간인 포항~영덕과 삼척~동해 구간을 전철화하는 사업이다. 시속 150㎞의 ITX-마음이 달린다. 부산(부전역)에서 강릉까지 환승 없이 3시간50분 만에 갈 수 있다.

1년 후엔 시속 250㎞의 KTX를 투입할 예정이다. ‘바다 뷰’가 가능한 구간이 중간중간 있어 관광객 유입 효과가 클 것으로 관측된다. 강릉과 부산뿐 아니라 영덕과 울진 등 소도시도 기대를 키우고 있다. 동해선은 2027년께 양양, 속초를 거쳐 제진(고성)까지 확장된다.

내륙과 서해안 지역을 세로로 가로지르는 철도망도 속속 구축되고 있다. ‘제2의 경부선’ 마지막 고리인 중앙선 안동~영천(경북) 구간(145.1㎞) 복선전철화 공사도 완료돼 지난 20일 개통했다. 서울 청량리역을 출발한 KTX-이음이 안동까지만 운행됐는데 이제 부산 부전역까지 달린다. 서울역과 부산역을 잇는 경부선에 이어 또 하나의 중심 철도망이 갖춰졌다.

중부내륙선 충주(충북)~문경(경북) 구간(39.2㎞)도 지난달 말 운행을 시작했다. 2021년 부발(경기 이천)~충주 구간에 이어 이번에 2단계 구간이 개통했다. 중부내륙선을 달리는 KTX-이음은 부발역에서 경강선을 타고 판교(경기 성남)까지 이어진다. 문경에서 판교까지 85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중부내륙선은 향후 북쪽으로 수서~광주선, 남쪽으로는 문경~김천선 및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와 연결된다. 나머지 철도가 모두 완성되는 2031년이면 서울(수서역)부터 경남 거제까지 2시간33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서해안 간선철도망 작업도 순항 중이다. 지난달 서해선 홍성(충남)~서화성(경기) 구간이 운행에 들어갔다. 아직 ‘반쪽 노선’이지만 2026년 3월 신안산선 서화성~원시(안산) 구간이 개통하면 ‘알짜 노선’으로 탈바꿈한다. 홍성에서 출발한 기차가 신안산선과 기존 수도권 전철 서해선을 타고 김포공항역, 고양 대곡역 등 수도권 주요 환승역까지 달린다.
경기 북부·TK도 철도 효과 기대
교통 소외지역으로 꼽히던 수도권 북부 주민의 서울 출퇴근길도 한결 편리해질 전망이다. GTX-A 운정중앙역(파주)~서울역 구간이 이달 28일 개통을 앞두고 있어서다. 운정중앙역에서 출발해 킨텍스역, 대곡역, 연신내역을 거쳐 서울역까지 이어진다. 운정과 일산 주민은 서울역까지 20분 내 도달할 수 있다. GTX-A 남쪽 구간(동탄~수서)은 3월 개통했다. 삼성역 정차를 포함한 A노선 완전 개통은 2028년께 이뤄질 예정이다.

운영 적자가 누적돼 2004년 폐선한 교외선도 곧 운행을 재개한다. 당초 이달 개통할 예정이었는데 철도노조 파업 여파로 다음달로 밀렸다. 경기 고양(대곡역·원릉역)과 양주(일영역·장흥역·송추역), 의정부(의정부역)를 잇는 노선이다. 과거 대학생이나 연인이 서울 근교로 여행을 떠날 때 주로 이용하던 철도다. 의정부와 양주 주민의 출퇴근 시간 단축 효과도 예상된다. 종착역인 대곡역은 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GTX-A·교외선 등 5개 노선이 지나는 교통 요충지다.

비수도권 최초 광역철도인 대경선도 14일 개통했다. 구미와 대구, 경산을 잇는 노선이다. 대구 1호선 하양 연장선도 21일 개통해 대구·경북권의 철도 인프라 확대에 속도가 붙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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