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4원40전 오른 1456원40전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전날 달러당 1452원을 기록하며 연고점을 경신한 환율은 이날 재차 수준을 높였다. 오후 7시 40분께 달러당 1460원 20전으로 오르기도 했다.
환율이 상승한 데는 달러 강세의 영향이 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는 전날 107 중반에서 이날 108 초반으로 올랐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영향이다.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을 추진하면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 점도 환율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여겨진다.
한은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환율 상황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금리가 인하되는 상황에서 대외 부문 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은은 “환율 변동의 방향성과 폭은 한국의 금리 조정뿐 아니라 미국과의 금리 차에 영향을 받는다”며 “한은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 완화 속도 차이 등으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정수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환율이 가파르게 변동할 때 금융회사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스무딩오퍼레이션을 통해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금융회사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외환당국이 경계감을 갖고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상황에선 환율이 금융회사의 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라고 한은은 보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외화자산과 외화부채를 비슷한 규모로 보유하고 있어서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최근 발표한 외환수급 개선방안 또한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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