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 권한대행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찬성표가 200석 이상이라는 의견에 “대한민국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직책은 없고,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는 국무위원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200석 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에 준하는 지위라 대통령 탄핵요건과 동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본회의 표결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이 없으면 한 권한대행은 그대로 직무수행을 하면 되고, 민주당이 법적 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것은 헌법에서 권한대행과 관련해서는 지위나 탄핵 요건을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아서다. 의정활동과 관련해 사실상 유권해석을 내리는 국회 입법조사처는 일단 원칙적으로 대통령에 준하는 찬성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과거에 내놓은 바 있다. 2017년 황교안 당시 직무대행과 관련해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시 필요한 정족수(200명 이상)로 탄핵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반면 지난 23일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권한대행 취임 이전 총리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중에 탄핵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총리에 대한 탄핵안 의결요건(151명 이상)이 적용된다”고 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원칙적으로 200석 이상이어야 탄핵이 가능하지만, 총리 재직 시절 벌어진 일이 사유라면 151석으로도 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탄핵안에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한 권한대행이 총리로 주재한 국무회의만 이유로 담을 예정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재의요구권 행사 등을 이유로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에게 ‘탄핵 최후통첩’을 한 만큼 총리 직무와 관련된 사안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다만 가결 요건을 최종 결정하는 우원식 국회의장은 ‘151명’이라는 의견에 무게를 싣는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면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할 예정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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