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태양 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PSP)’가 태양의 대기 상층부 코로나를 ‘터치’했다.
NASA는 24일(현지시간) 파커 솔라 프로브가 태양 표면 기준 약 610만㎞까지 접근했다고 밝혔다. 610만㎞는 태양과 수성 사이 거리(약 5800만㎞)의 10분의 1에 해당한다. 태양에 근접했을 때 탐사선 속도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서울까지 1분여 만에 올 수 있는 수준인 시속 69만2000㎞에 달했다.
NASA에 따르면 파커 솔라 프로브는 이날 오전 6시53분(한국시간 오후 8시53분) 태양 대기 상층부인 ‘코로나’에 진입했다. 니컬라 폭스 NASA 과학미션 총책임자는 “파커 솔라 프로브가 우리가 기획한 임무를 달성했다”며 “별의 대기를 통과하는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파커 솔라 프로브의 태양 근접 비행 성공 여부가 완전히 확인된 것은 아니다. 태양 인근에서 통신이 두절된 상태여서 27일께 신호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근접 비행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는 내년 1월 초 지구로 전송될 것으로 전해졌다.
파커 솔라 프로브는 총 24번 태양 근접 비행을 수행할 목적으로 2018년 8월 발사됐다. 미션명도 ‘터치 더 선’(태양을 만져라)이다. 코로나 온도가 태양 표면보다 높은 이유 등 베일에 싸인 태양의 비밀을 푸는 게 이 탐사선의 임무다.
탐사선은 태양풍 입자를 수집하는 센서, 광시야 카메라 등을 갖췄다. 강력한 열로부터 탐사선을 보호하는 두꺼운 장갑도 장착됐다. 다만 오랜 시간 복사열을 견디지는 못하기 때문에 긴 타원궤도를 돌며 금성과 태양 주변을 오가고 있다.
이번 비행은 22번째다. 파커 솔라 프로브는 내년 3월 22일 23번째 비행을, 6월 19일 마지막 24번째 비행을 할 예정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연구소에서 파커 태양 탐사선 임무를 관장하는 닉 핑카인은 “인간이 만든 물체가 항성에 이처럼 가까이 다가간 적이 없다”며 “임무가 성공한다면 예전에는 입수하는 게 불가능했던 관측 자료를 수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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