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수출 호황의 일등 공신은 삼양식품의 ‘불닭’ 시리즈였다. 2012년 출시된 불닭 시리즈는 100여 개국에 연간 10억 개 가까이 수출된다. 올해 처음으로 연간 국내외 매출 1조원을 돌파(1~3분기 8500억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수요가 워낙 많아 생산이 주문을 못 따라갈 정도다. 삼양식품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8%에서 올해 3분기 77%로 뛰었다.
K과자의 인기도 세계적으로 확산했다. 올해 K과자 수출액은 처음으로 1조원 벽을 넘었다. 오리온은 해외에서 ‘오!감자’ ‘꼬북칩’ 판매량이 늘어 올해 매출이 처음 3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식품업체들은 내수 침체 속에서 해외 매출 비중이 커지자 해외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경남 밀양에 2공장을 짓고 있는 삼양식품은 중국에 해외 첫 생산기지 설립을 추진 중이다. 해외에 식품 생산시설 33곳을 보유한 CJ제일제당은 1조원 이상을 투입해 미국 사우스다코타와 헝가리에 만두, 에그롤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농심은 지난 10월 미국 캘리포니아 2공장에 용기면 고속 생산 라인을 추가해 가동에 들어갔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농심의 라면 수출액은 작년보다 34%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로 원재료 수입 부담이 늘면 제조원가가 높아져 수출로 얻은 이익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식품업계가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악화를 방어하기 위해 내년에도 가격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올해 식품업계에선 ‘제로(0) 칼로리’, 저당 제품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제과업계에선 롯데웰푸드가 약 2년간 연구개발 끝에 10월 선보인 ‘제로 초코파이’가 주목받았다. 열량을 봉지당 기존 제품의 63% 수준인 110㎉로 줄인 제품이다. 빙과업계에선 롯데웰푸드의 ‘죠스바 0㎉’와 빙그레의 ‘더위사냥 제로’ 등이 호응을 얻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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