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지연에 리츠 휘청…국내 유상증자 물량도 발목

입력 2024-12-25 17:53   수정 2024-12-26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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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기 대표 유망 상품으로 꼽히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장지수펀드(ETF)가 휘청이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예상보다 늦출 수 있다는 우려가 발목을 잡았다. 국내 리츠가 대규모 유상증자 여파로 급락한 데 이어 글로벌 리츠도 당분간 조정을 겪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미국MSCI리츠(합성 H)’는 최근 3개월간 7.7% 하락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ETF로, 프로로지스 이퀴닉스 리얼티인컴 등 주요 리츠를 담고 있다. 서학개미 ‘톱픽’(최선호주)으로 유명한 리얼티인컴은 이 기간 14.9% 급락했다. 국내 투자자의 리얼티인컴 순매수액은 올해 들어 1억7498만달러(약 2550억원)에 달한다.

국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 ETF의 하락세는 더 가파르다. ‘PLUS K리츠’는 3개월 동안 11.9% 내렸다. ‘히어로즈 리츠이지스액티브’와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도 같은 기간 각각 10.99%, 10.4% 떨어졌다. 최근 한화리츠 롯데리츠 등 대기업 리츠의 대규모 유상증자 물량이 쏟아진 게 영향을 미쳤다.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었음에도 국내외 리츠 주가가 하락세인 것은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에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지난 18일 내년 말 예상 금리를 9월 전망치인 3.4%에서 3.9%로 상향해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여파로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 4.6%대로 올라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투자은행(IB) 씨티그룹은 “내년 리츠 수익률은 10~15%로 예상한다”며 “개별 리츠 간 수익률 격차가 벌어질 것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상업용 리츠보다 주거용·헬스케어 리츠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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