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태평양의 승부수…'세계 3위 로펌' 출신 변호사 영입

입력 2024-12-25 17:39   수정 2024-12-2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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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태평양이 글로벌 최상위 로펌인 앨런앤드오버리(A&O) 출신 외국인 변호사를 영입하면서 ‘국제중재 명가’의 경쟁력 회복에 나선다. 태평양은 과거 국내 로펌 가운데 최초로 국제중재팀을 신설해 ‘론스타 사건’을 맡는 등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으나 2020년 이후 주요 인력 이탈로 명성이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 일었다. 국내 로펌이 한국과 특별한 연고가 없는 영미계 로펌 출신을 영입한 것은 이례적이어서 그만큼 국제중재 명가를 재건하겠다는 태평양의 의지가 강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25일 태평양에 따르면 크리스 테일러 전 A&O 파트너변호사(사진)는 다음달 태평양에 출근한다. 건설·에너지·인프라 분야 국제중재가 전문인 테일러 변호사는 태평양 한국 및 싱가포르사무소를 오가며 활동할 예정이다. 태평양 관계자는 “국제중재는 물론 각종 크로스보더(국경 간) 업무의 자문을 맡을 것”이라고 했다.

영국 국적인 테일러 변호사는 아시아권 분쟁 경험이 풍부하다. A&O 국제중재팀에 소속돼 주로 중동과 프랑스, 싱가포르 등 지사에서 근무했다.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뒤 2001년 A&O에 수습변호사로 입사해 2012년 파트너에 올랐다. 이후 지난 6월까지 23년간 재직했다.

세계 3위권인 A&O는 연간 35억달러(약 5조1000억원)의 매출 규모를 자랑하는 초대형 로펌이다. 클리퍼드찬스, 프레시필즈브룩하우스데링거 등 영국 상위 5대 로펌을 일컫는 ‘매직 서클’ 중 하나다. 지난 5월 미국 대형 로펌 셔먼앤드스털링과 합병해 앨런앤드오버리셔먼스털링(A&O 셔먼)으로 재탄생했다.

국내 로펌이 테일러 변호사 수준의 해외 변호사를 영입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해외 유명 로펌 출신을 영입한 사례는 있지만 단기 경력이거나 한국계가 대부분이었다.

태평양은 테일러 변호사 영입을 계기로 국제중재 명가를 재건하겠다는 구상이다. 태평양은 2002년 국내 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국제중재팀을 신설했고 5조3000억원에 달하는 론스타의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에서 한국 정부를 대리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법무부에서 론스타·엘리엇·쉰들러 등 분쟁 실무를 총괄한 한창완 변호사를 재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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