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26일 14:4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견 건설사들이 연말 자투리자금 조달에 니선다. 회사채, 신종자본증권, 담보부사채 등 자금조달 통로를 총동원해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중견 건설사 한양은 지난 24일 400억원어치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찍었다. 금리는 연 6.59%로 책정됐다. ‘수자인’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알려진 한양은 시공능력평가 30위권 대를 차지하고 있는 건설사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한양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로 매기고 있다.
한양이 신종자본증권을 찍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사모채 시장에서 일반 회사채와 신용보증기금의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주로 활용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겠다는 게 한양의 구상이다.
한양의 부채비율은 지난 6월 기준 136.8%로, 2020년 83.2%에 비해 크게 뛰었다. 차입금의존도는 같은 기간 26.8%에서 33.2%로 올랐다. 신종자본증권은 재무지표 산정 시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된다. 한양 측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본 사채는 재무 건전성 확보 목적으로 발행한다”며 “조달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미건설도 창립 이후 처음으로 회사채 시장을 방문했다. 보미건설은 지난 5일 총 17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3년이다. 이 가운데 136억원어치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한 담보부사채로 조달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신용등급이 없는 기업을 대상으로 담보부사채 발행 신용공여(지급보증)를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조달한 자금을 원재료 매입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캠코의 신용도(AAA)가 매겨지면서 조달 부담을 대폭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번 담보부사채의 조달 금리는 연 3.46%로 책정됐다. 보미건설의 자체 신용도로 발행된 사모 회사채 금리가 연 6%인 점을 고려하면 2.3%포인트 넘게 금리를 낮췄다.
업계에서는 내년 건설사 자금 보릿고개가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들도 내년 회사채 시장 등판 시점을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상수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기조 속에서 전반적인 분양 경기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며 “공사 미수금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리스크에 따른 재무 부담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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