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출발했던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하락 마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는 등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약세)하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0.85포인트(0.44%) 하락한 2429.67에 마감했다. 지수는 2449선에서 거래를 시작했지만, 오후 들어 하락 전환하며 243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전 거래일 대비 감소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개인은 홀로 2498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237억원, 171억원을 순매수했다. 기타법인도 1096억원을 매수 우위를 보였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모습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했다. 표결은 오는 27일 이뤄질 전망이다.
한 권한대행의 탄핵 정족수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의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151명)의 찬성으로 가결된다. 반면 대통령 탄핵소추는 재적 3분의 2(200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주는 대부분 하락했다. POSCO홀딩스(-1.92%), LG에너지솔루션(-1.57%), 셀트리온(-1.49%), 삼성전자(-1.47%), NAVER(-1.28%), KB금융(-1.16%), 신한지주(-1.01%), 현대모비스(-0.41%)가 일제히 파란불을 켰다.
반면 HD현대중공업(9.56%)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조선주는 랠리를 이거가고 있다. 최근 인도 항만해운수로부 차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한화오션(4.86%), 삼성중공업(2.11%),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해 인도 조선업 육성을 위한 협력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선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협력을 요청하는 등 한국 조선업계에 대한 각국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47포인트(0.66%) 밀린 675.64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상승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더니 680선을 내줬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352억원, 193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1600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주도 대부분 하락했다. 엔켐(-6.17%), 에코프로비엠(-4.68%), 에코프로(-4.55%), 클래시스(-3.59%), 리노공업(-2.55%), 파마리서치(-1.5%), 레인보우로보틱스(-1.37%), HLB(-1.05%), 셀트리온제약(-0.96%)이 모두 하락했다. 반면 초전도체 테마주 신성델타테크는 19.31% 급등하며 코스닥 시총 8위에 올랐다.
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7.5원 오른 1465원을 기록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8거래일 연속 상승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후 달러 가치가 치솟았다. 또 비상계엄 사태 후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원화 가치가 하락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탄핵 정국 불확실성이 커지면 환율이 1500원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며 "내수 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커진 점도 환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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