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부산진해경자청장은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임 이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의 ‘물류 확장성’에 더 빨리 관심을 두지 못했다는 아쉬움에 임기 동안 제조와 물류의 융합과 배후단지의 고부가가치 창출에 주력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청장은 지난 3년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을 이끌었으며 올해 퇴임한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김 청장 부임 이후 전국 경제자유구역 성과평가에서 3년 연속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아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자유구역으로 자리매김했다. 1954개의 입주 기업, 5만7972명의 근로자와 함께 매출 37조2442억원을 달성해 남부권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누적 외국인 투자 유치액은 47억1000만달러에 달한다. 김 청장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혀주는 곳으로 성장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특히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와성지구를 중심으로 한 복합물류 비즈니스벨트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와성지구는 경남 창원 진해구 와성만 일원(79만200㎡)으로 2003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지만 2018년까지 사업시행자가 세 차례 변경되는 등 장기간 표류한 사업 지구였다.
이후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규제 개선으로 토지 공급 문제를 해결했고 지금은 와성지구를 중심으로 인근 보배복합-두동-웅천-웅동을 하나의 ‘글로벌 복합물류 비즈니스벨트’로 연결해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김 청장은 다만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웅동지구(1지구) 개발 사업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부산진해경자청은 웅동지구 개발 사업시행자를 대상으로 2018년부터 골프장만 조성하고 당초 계획한 호텔, 리조트, 컨벤션 등 글로벌 관광단지 조성은 추진하지 않은 이유로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 준공검사 전 토지 사용허가 취소 등 법적 조치를 취했다. 2건 소송(본안1심)에서 승소한 상태다.
김 청장은 “웅동1지구 개발 사업은 직원들과 함께 가장 마음을 많이 쓴 사업이자 아쉬움이 남는 사업”이라며 “사업 정상화를 위해 법적, 행정적, 경제적 측면에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사업 지연이 없도록 대체 사업시행자 선정과 사업 재개가 원활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래 비전에 대해 김 청장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의 근간인 제조와 물류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등 첨단 정보기술(IT)을 융합해 지역 경제를 넘어 세계 경제의 중심지로 도약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의료·바이오, 연구개발(R&D)센터가 입주해 있고 국제학교와 의료기관도 들어서는 명지국제신도시를 AI산업의 메카로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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