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왜 中알리바바와 손잡았나…"G마켓 글로벌 플랫폼화" [이슈+]

입력 2024-12-26 17:38   수정 2024-12-2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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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가 알리바바와 손잡았다. 신세계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력 강화 및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력 생태계 구축을 통한 시너지를, 알리바바는 국내 이커머스 진입장벽 완화와 한국 브랜드를 활용한 신사업 기회 확대 효과를 노리는 포석이다.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고 26일 밝혔다. 양사 출자 비율은 5대 5, 신세계그룹은 G마켓을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내년 설립되는 합작법인에는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 단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는 지금처럼 플랫폼을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신세계로선 ‘G마켓 활성화’에 방점이 찍혔다. 2021년 3조4400억원을 쏟아부어 인수한 G마켓은 2022~2023년 영업손실을 냈다. 신세계그룹은 “조인트벤처를 통해 G마켓은 이커머스 핵심 경쟁력 기반을 재구축할 것이다. 핵심 경쟁력을 한데 모아 사업 시너지를 높일 뿐 아니라 근본 체질도 더욱 탄탄하게 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특히 △G마켓 입점 판매자(셀러)의 글로벌 진출 교두보 마련 △알리바바 정보기술(IT) 인프라를 활용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및 사용자 경험(UX) 개선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의 효과를 낼 것으로 꼽았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G마켓과 거래하는 60여만 셀러가 직접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알리바바 인터내셔널 플랫폼을 타고 200여개국에 한국 강소기업의 우수 상품이 소개돼 중국 미국 유럽 남미 동남아시아 등으로 판로가 크게 확대될 수 있어서다.

G마켓 셀러는 별도 추가 절차 없이 기존 G마켓 등록 상품이 곧바로 필요한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의 글로벌 플랫폼에 자동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프로세스를 더욱 간소화하고 대금 정산에서도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방법도 논의할 계획.


회사 측은 “G마켓을 통해 바로 글로벌 플랫폼에 진출하는 새로운 길이 열린 셈이다. G마켓은 경쟁력 있는 셀러를 확보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상품 및 가격경쟁력이 올라가 궁극적으로 소비자 혜택이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가 예상된다”며 “알리바바 인터내셔널 역시 ‘대한민국 브랜드’라는 좋은 이미지를 앞세워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신세계는 G마켓이 보유한 품질관리 노하우와 서비스에 알리바바의 IT 인프라를 접목, 소비자 쇼핑 환경을 개선해 편의성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양사가 적극 투자해 새로운 유통 생태계를 조성하고 이커머스 최고 수준의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알리바바 측에서도 진입장벽이 견고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영향력을 확보하는 ‘한 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알리를 필두로 한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 공세가 거셌지만 쿠팡이 장악한 국내 이커머스 진입장벽을 뚫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날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가 공개한 이커머스 시장 동향 분석에 따르면 올해 1~11월 알리의 애플리케이션(앱) 누적 신규 설치 건수가 658만건에 달했지만 지난달 기준 카드 결제 금액 점유율은 3.4%에 그쳤다. 가격 경쟁을 벌인 쿠팡(53.8%)에 비하면 16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모바일인덱스는 “알리·테무 등 C커머스가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풍’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국내 시장에 적극 투자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알리로서도 국내 이커머스 업체와 협력할 요인이 충분하단 얘기다.

업계에선 격화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승부수가 필요한 G마켓과 알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현대판 나당 연합’ 같은 일종의 반(反)쿠팡 동맹을 맺은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특정 업체에 대한 대항 성격이라기보단) 전략적으로 판단해 갈 길을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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