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측 "韓에 계엄 사전보고"…총리실 "어떤 보고도 못 받았다"

입력 2024-12-26 17:58   수정 2024-12-27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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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사진) 측이 당시 국무총리이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계엄을 사전에 보고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총리실이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반박하자 김 전 장관 측은 “국무회의 이전에 사전 논의한 것은 아니다”고 다시 해명했다.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26일 서울 서초동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엄을) 사전에 국무총리에게 먼저 보고하고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절차를 밟았다고 김 전 장관이 명확하게 말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가 비상계엄을 사전에 보고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되는 발언이다. 다만 김 전 장관 측 이하승 변호사는 “정확한 건의 시점을 집어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총리실은 김 장관 측의 기자회견 직후 입장을 내고 “한 권한대행은 국회에서 여러 차례 증언한 바와 같이 12월 3일 밤 9시께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선포 계획을 직접 듣기 전까지 관련한 어떤 보고도 받은 사실이 없다”며 “허위 사실 주장에 대한 법적 대응을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거세지자 김 전 장관 측은 추후 별도 공지를 통해 “국무회의에 윤 대통령이 임석하기 직전 총리에게 계엄 이야기를 한 후 대통령이 들어와 건의하고 심의했다는 의미”라며 “국무회의 전에 사전 논의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김 전 장관 측은 당초 포고령에 ‘민간인 통행금지’ 조치가 포함됐으나 윤 대통령이 내용을 삭제했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변호인단은 “포고령 초안 대부분을 김 전 장관이 작성했고, 대통령이 이를 검토하고 일부 수정했다”며 “계엄은 국민의 통행금지를 가하는 것이 내용이지만 대통령이 ‘국회에 경종을 울리고자 함’이라는 목적대로 국민 생활 불편 등을 감안해 이를 삭제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본회의장 내 의원들을 끄집어내라’는 계엄 관련 군 수뇌부의 진술과 여야 의원 및 법관 체포 혐의도 부인했다. 이 변호사는 “윤 대통령은 밤 12시 가까운 무렵에 국회의원 출입을 막거나 의사 활동을 막지는 말라고 지시했다고 한다”며 의원 통제 지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는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 계엄 관련자들이 봉쇄 및 체포 지시가 있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이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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