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5 대 5로 출자해 내년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가칭)을 세운다고 26일 발표했다. 신세계그룹은 G마켓을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합작법인에는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자회사로 편입된다. 다만 두 플랫폼은 현행대로 독립 운영한다.
신세계그룹은 “글로벌 플랫폼과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효율을 개선해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략적 동맹은 G마켓과 알리바바 모두에 ‘윈윈’이라는 평가다. G마켓은 알리바바의 글로벌 판매망을 활용해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알리바바의 정보기술(IT)을 도입해 플랫폼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알리바바는 60만 명에 달하는 G마켓의 판매자 인프라를 기반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 확대를 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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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이 26일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전격적인 동맹을 맺은 것은 지금과 같은 상태로는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G마켓의 ‘독자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신세계그룹의 강점인 K셀러 소싱 능력과 신뢰도, 알리바바그룹이 보유한 글로벌 판로와 막강한 자본력을 합쳐 국내 e커머스 판도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두 회사의 동맹으로 G마켓이 얻을 수 있는 건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알리바바그룹이 가진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60만여 명에 이르는 G마켓 셀러(판매자)의 해외 진출을 도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방안이다. 알리바바그룹 산하 e커머스 계열사는 세계 200여 개국에 진출해 있다. G마켓은 이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 미국 유럽 남미 동남아시아 등에 셀러를 진출시킬 예정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국내 다른 플랫폼 대비 경쟁력 있는 셀러를 더 많이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알리익스프레스 해외 셀러들의 상품도 G마켓에 입점된다.
알리바바그룹이 축적해 온 정보기술(IT)도 G마켓에 이식된다. UX(사용자 경험)·UI(사용자 인터페이스) 향상을 통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상품 노출 방식, 판매 및 마케팅 분석 등 알리바바가 보유한 다양한 툴을 G마켓 셀러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에 이어 세계 시가총액 2위 e커머스인 알리바바그룹이 G마켓에 투자함으로써 한국 e커머스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계기로 알리익스프레스는 G마켓이 보유한 60만여 명의 K셀러 인프라를 확보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오픈마켓 중 하나인 G마켓이 갖춘 상품 경쟁력과 신뢰도를 활용할 수 있게 된 셈”이라고 했다. 최근 세계적인 K웨이브 열풍을 타고 글로벌 시장에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목적도 있다. 알리바바는 중국과 글로벌 시장에서 핀둬둬에 쫓기고 있다. K셀러를 적극 유치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선 두 e커머스의 협력이 국내 e커머스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주목한다.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와 알리바바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반(反)쿠팡 연대’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이선아/라현진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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