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휴전·머스크는 '가짜 악재'…K방산 이길 주도주 없다" [2025 재테크]

입력 2024-12-29 16:07   수정 2024-12-2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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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어가면서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 재테크 전망을 점치기 바쁩니다. 내수 부진 속 맞닥뜨린 탄핵 정국, 고환율 등 악재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 등 불확실성 요인이 도사리고 있는 시점입니다. 한경닷컴은 다양한 업종의 주식과 채권, 원자재 등 전문가에게 새해 투자전략을 물었습니다.

여의도 전문가들은 내년 방산주(株)에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계엄 사태를 비롯해 일론 머스크의 발언, 종전 기대 등은 주가를 장기간에 걸쳐 끌어내릴 '진짜 악재'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한경닷컴은 방산주 전문가로 불리는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과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에게 새해 방산주 전망을 물었다.

방산주는 올해 '온탕'과 '냉탕'을 모두 경험했다. 수출 호조로 상승세를 보여 온 방산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였던 지난 7월 야외 유세 중 피격되면서 더 가파르게 올랐다. 트럼프가 극단적인 외교 공약을 앞세워 지정학적 위험(리스크)을 높이면서 방산주는 대표적 트럼프 수혜주로 통했기 때문이다. 또 러-우 전쟁과 중동 확전 우려도 방산주 주가 상승에 일조했다.

하지만 지난달을 기점으로 주가는 부진했다. 방산주에 악재로 꼽히는 '휴전'과 '종전'에 대한 기대가 번지면서다. 최근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간 임시 휴전으로 가자지구 전쟁 휴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2기 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발언도 업황에 부담을 줬다. 그는 지난달 말 글로벌 최대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의 5세대 전투기 'F-35'를 두고 "비싸고 복잡하며 만능이지만 어느 것도 뛰어나게 잘하지는 못하는 기체"라며 "이런 유인 전투기를 멍청이들이 아직도 있다"고 비꼬았다. 이 여파로 드론과 무인기의 효율성을 내세워 방위비 예산을 크게 깎을 것이란 우려가 일었다.

대내적 요인도 한 몫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돌발 계엄령과 이에 따른 탄핵 정국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방산기업들은 정부 간 거래(G2G) 비중도 크기 때문에, 국가의 대외 신인도와 정치 리스크에 민감하다.

올해 막판 약발이 떨어졌지만 내년에는 방산주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숫자만큼 객관적이고 투명한 지표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여전히 수주 성적이 좋고 비슷한 입지에서 경쟁할 다른 국가도 없다.

일단 '인류가 살아있는 한 전쟁은 그 형태만 달라질 뿐 끝나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주가를 지지해 줄 전망이다. 러-우 전쟁이 종전되더라도 러시아와 미국·유럽 간 갈등은 이어질 것으로 관측돼서다.


실제 방산업체들의 무기 수주는 이어지고 있다. 현재 분쟁 중인 국가들의 종전 이후로도 국방예산 증액 기조가 이어질 것인 만큼 무기산업의 초기 선점을 통한 '락인'(Lock-in) 효과로 내년에도 수출 소식이 잇따를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주요국을 보면 러시아(6.3%)와 미국(3.4%), 한국(2.8%), 인도(2.8%), 영국(2.3%) 등 GDP 대비 2%를 웃도는 비중을 방위비에 쓰고 있다. 과거 2014년 대다수 국가가 GDP의 1~1.5%를 할애한 점을 감안하면 폴란드·덴마크·스웨덴 등 10년 사이 관련 비용을 2배가량 늘린 국가가 많다.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에 따르면 나토 유럽 회원국은 GDP 대비 방위비 의무 비중 가이드라인을 기존 2%에서 3%로 늘리는 것을 논의 중이다.

특히 우리나라 방산주는 글로벌 내 입지가 굳건한 편이다. 한국 방산업체들의 무기 체계 대량 생산 능력과 가격, 즉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고 납기 경쟁력이 다른 국가 대비 우위에 있어서다. 위 연구원은 "정치적인 불확실성에 일부 구매국으로의 수출이 미뤄질 순 있지만 위협적인 악재는 아니다"라며 "일본 등 후발주자들이 우리나라 수준까지 따라잡기에도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신흥 방산기업 중 한국의 대체자가 없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휴전국가로서 한국은 방위사업청 중심의 국내 수요에 꾸준히 대응해 왔기 때문에 생산 라인을 멈출 이유가 없었다"며 "때문에 2022년 러-우 전쟁 발발 이후로 급격히 늘어난 무기 수요에 미국과 유럽 방산기업들이 모두 대응을 못하는 상황이 일어났고 새어나오는 수요를 한국이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수 중심에서 수출로의 전환 기조가 K-방산주에 좋은 이유는 이익률 때문"이라며 "수출은 이익률이 좋다. 국내 사업은 현행법상 마진이 9~16% 수준으로 제한되는데 해외 수출 시에는 긴급 수요에 대응해 주는 것이다보니 약 20% 수준으로 국내 기업이 협상력을 높게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비상 계엄 사태로 인해 한국의 빈틈을 노리는 후발주자들에 대한 긴장감은 조금 높아졌다. 양 연구원은 "정부 부처들이 합심해 대응해야 하는 정부간 교역이 계엄 이후 타격이 아예 없진 않을 것"이라며 "일본과 터키 등 한국과 같은 방산 신흥국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고 실제 방위비 비중 확대에 비례해 매출액도 느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이런 중요한 시기 정치 리스크로 인한 공백이 아쉽지만, 다른 섹터 대비 K-방산이 갖는 비교 우위가 여전히 높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K-방산의 디스카운트(주가 약세 현상)는 오히려 매수 기회라는 얘기다. 위 연구원은 "수주환경이나 펀더멘털에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최근의 주가 조정으로 현재 국내 방산주는 유럽 등 업체들 대비 밸류에이션(평가가치)상으로도 매력적 구간에 들어섰다"며 "글로벌 비교군 대비로나 과거 대비로나 국내 방산업체들은 할인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와 펀더멘털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 기업 경쟁력은 훼손되지 않았다"며 "이 시장에서 패권을 갖고 있는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에 이어 신흥 국가 중에선 아직 한국을 제칠 국가가 없다"고 강조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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