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26일 09:5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라데팡스파트너스로 구성된 '4자 연합' 측에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올초부터 1년여간 이어진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모녀 측 승리로 사실상 종결됐다.
한미사이언스는 임 이사가 한미사이언스 주식 341만9578주(지분율 기준 5%)를 4자 연합 측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신 회장이 205만1747주(3%), 라데팡스가 136만7831주(2%)를 각각 인수한다. 주당 매각 가격은 3만7000원이다. 거래 종결 예정일은 다음달 27일이다.
송 회장 등 특수관계인은 지난 23일 기준 한미사이언스 지분 49.42%를 보유 중이다. 임 이사가 보유한 지분 5%를 추가로 사들이면 4자 연합과 우호세력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지분(전체 의결권 지분 중 3분의 2 이상)을 보유하게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총 10명으로 4자 연합 측 인사가 5명, 임 이사 측 인사가 3명,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측 인사가 2명이다. 기존에는 4자 연합과 형제연합 인사가 '5 대 5'로 팽팽하게 맞서는 구도였다. 하지만 임 이사가 4자 연합 측에 지분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형제 연합은 사실상 해체됐다.
임 이사 측 인사가 4자 연합 측과 손잡으면 당장 이사회를 소집해 임 대표를 해임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임 이사가 4자 연합 측과 아직 완전히 동맹을 결성한 건 아니다. 지분을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을 뿐 의결권 공동 행사 약정 계약 등을 맺진 않았다. 하지만 4자 연합이 의결권 기준 3분의 2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 이사를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을 쥐고 있기 때문에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장악하는 건 시간문제다.
4자 연합 측과 임 이사는 서로를 고소·고발했던 사건을 취하하고, 향후 한미약품그룹 경영 방안 등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임 이사는 이번 지분 매각 대금으로 상속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 대표가 이번 계약 과정을 조율하는 등 한미약품그룹의 가족 간 갈등을 봉합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종관/하지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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