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파운드리 강자' 굳히기…두산에너빌, 美 빅3와 계약

입력 2024-12-27 18:11   수정 2024-12-28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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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의 주요 소형모듈원전(SMR) 업체들로부터 기자재 공급 계약을 잇달아 따냈다. ‘SMR 파운드리’로 성장하겠다는 회사 목표에 한 발 더 다가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미국 뉴스케일파워가 운영 중인 SMR 상부에 들어가는 원자로 압력용기(URPV) 기자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2027년 11월까지 URPV용 특수합금 소재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계약 규모는 수백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공급하는 기자재는 뉴스케일이 루마니아에서 추진 중인 SMR 프로젝트에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케일은 지난 7월 루마니아 정부와 77메가와트(㎿) 규모의 SMR 6기를 공급하기 위해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뉴스케일은 본격적인 공사에 앞서 전체 사업비를 추산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모듈형 압력용기의 상부 구조물을 제작하기 위해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533억원을 들인 데 이어 내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해 경남 창원 공장을 증축한다. 이곳에서 SMR 6기 분량의 단조품, 증기 발생기, 연료봉을 담는 튜브 등을 생산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SMR 스타트업이던 뉴스케일에 4400만달러를 투자하며 장기 납품 계약을 수주했다. 2021년에는 60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자했다.

업계에선 두산에너빌리티가 글로벌 SMR 업체들로부터 일감을 따내 주요 부품을 대신 생산해주는 ‘SMR 파운드리’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미국 3대 SMR 개발사로부터 연달아 러브콜을 받아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19일 미국 SMR 업체 테라파워와 원자로 보호 용기 공급 계약을, 엑스에너지와는 2021년 주기기 제작을 위한 설계 용역 계약을 맺었다.

업계에선 2029년으로 예고된 SMR 상용화 시점이 다가오는 만큼 두산에너빌리티의 일감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전용 특수 기자재를 생산하는 기업이 많지 않아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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