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1% 중반도 '위험'

입력 2024-12-27 17:41   수정 2024-12-28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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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잇따른 탄핵에 따른 국정 혼란 여파 등으로 1%대 초중반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다음주 발표할 ‘2025 경제정책방향’에서 내년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공개한다. 정부 안팎에선 기재부가 1%대 후반의 성장률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하방 리스크로 인해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잠재성장률(2.0%)을 소폭 밑돌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국 경제 성장률이 2%를 밑돈 건 1956년 전후 시기(0.6%), 1980년 석유파동(-1.6%), 1998년 외환위기(-5.1%),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0.8%) 당시와 코로나 사태가 터진 2020년(-0.7%), 반도체 수출 부진을 겪은 2023년(1.4%) 등 여섯 차례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말 발표한 수정경제전망에서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추산했다. 국내외 연구기관의 전망치도 비슷하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를 제시했다.

이런 전망엔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등 변수가 고려되지 않았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전례 없는 상황 등을 감안하면 성장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보편관세 등 통상 정책을 밀어붙일 경우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까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내수 경기는 이미 악화일로다. 특히 탄핵 정국 후폭풍으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전월 대비 12.3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0년 3월(18.3포인트) 후 최대 낙폭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한은은 연말 탄핵 사태가 발생하기 전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1.9%로 전망했다”며 “예상하지 못한 정치적 혼란과 앞으로 발생할 트럼프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성장률이 0%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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