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 콤비' 전지희, 태극마크 내려놓고 '중국行'

입력 2024-12-27 20:29   수정 2024-12-2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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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 후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여자 탁구의 대들보 역할을 했던 전지희(32·전 미래에셋증권)가 중국으로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국내 선수 생활을 사실상 마감했다는 평가다.

전지희는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 강원도 삼척에서 열린 국내 최고 권위의 종합선수권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올해로 계약이 끝나는 미래에셋증권과도 재계약하지 않았다.

전지희는 계약 종료를 앞두고 소속팀과 향후 진로에 대해 상의했고, 조용히 '은퇴' 의향을 밝혔다는 후문이다. 미래에셋증권 선수 생활 중단과 함께 한국 국가대표 자리도 반납했다.

전지희는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 17위로 신유빈(대한항공·세계 10위)에 이어 국내 여자 선수 중 두 번째로 높다. 국내외 대회 성적 합산에 따른 랭킹포인트가 3위 안에 들어 내년 국가대표 자동선발권이 부여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지희는 이미 2년 전부터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 여자단체전 동메달을 일궈낸 후, 더는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미래에셋증권 측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한국 활동을 마무리하게 됐다.

전지희가 국가대표 자리를 반납하면서 다른 선수가 그 자리를 이어받게 됐다.

전지희는 중국 청소년 대표로 2007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 단식에서 준우승했으나 국가대표 꿈을 이루지 못한 채 2008년 한국 땅을 밟았다. 2011년 귀화했고, 한국 국가대표로 각종 국제대회에서 화려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한국 탁구 간판 신유빈과 '황금 콤비'로 활약했다. 전지희와 신유빈은 작년 5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때 여자복식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따냈고, 같은 해 8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복식 정상에 올랐다. 아시안게임 여자복식 금메달은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21년 만의 성과였다.

여기에 올해 8월에는 파리올림픽에서 여자단체전 독일과 3위 결정전에서 호흡을 맞춰 첫 복식 승리를 합작했다.

이달 초 중국 청두에서 열린 혼성단체 월드컵은 전지희가 신유빈과 마지막으로 호흡을 맞춘 고별 무대였다. 한국은 혼성단체 월드컵에서 일본 등을 따돌리고 2년 연속 중국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전지희는 한국 국가대표로 활동하면서 올림픽 동메달, 세계선수권 은메달, 아시안게임 금메달 1개, 동메달 5개, 아시아선수권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 등을 따 역대 귀화 선수 최고 성적을 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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