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가파르게 오른 금값이 내년에도 고공행진을 거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가 대형 투자은행인 JP모건과 골드만삭스, 시티그룹은 2025년도 금값 목표가격을 온스당 3000달러로 제시하며 귀금속·원자재 가운데 투자 성과가 가장 유망한 자산으로 평가했다.
국제 금값은 지난 10월 말 온스당 2800달러선까지 올랐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 대선 승리 이후 조정을 받았다. 가격 상승세가 꺾였어도 금 선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올해 들어 지난 27일까지 약 27% 올랐다. 같은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상승률(25%)을 앞질렀다.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은 내년에도 금값 상승률이 10%대 중반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JP모건 나타냐 카네바 글로벌원자재전략 수석은 보고서에서 "금은 여전히 헤지(위험회피) 자산으로서 좋은 위치를 점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금값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거나 금리가 낮아질 때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데 내년에도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월가의 관측이다. 중동, 우크라이나 지역 전쟁과 미중 갈등 격화로 인한 지정학적 위험이 지속되는 점도 금값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서방이 러시아를 상대로 시행한 강도 높은 제재가 비서방 국가 중앙은행들의 금 수요를 늘렸고, 중국도 외환보유고를 금처럼 외국이 영향력을 미칠 수 없는 자산으로 채우려 하면서 국제 금 시장에서 강력한 수요처가 됐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세계금위원회(WGC)가 올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을 상대로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중앙은행 29%는 향후 12개월간 금 보유량을 늘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WGC가 2018년 관련 설문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한편 은이나 플래티넘 등 다른 귀금속과 비교해 금에 대한 산업적 수요가 거의 없는 점도 금값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그레그 쉬러 JP모건 전략가는 "금은 산업 측면의 부담을 지니고 있지 않기에 무역갈등 충격으로 가격이 내려갈 위험이 적다"라고 평가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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