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미국과 디커플링 심화…올해 시총 254조 증발

입력 2024-12-29 17:38   수정 2024-12-30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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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부진이 이어지면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증시와의 탈동조화(디커플링)가 심화하고 있다. 올 들어 미국 나스닥지수가 33.37% 오르는 동안 코스닥지수는 23.15% 내렸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올해 34개국 40개 대표 지수 중 가장 부진한 성적을 냈다. 지난 1월 2일 866.57이던 코스닥지수는 이달 27일 665.97로 23.15% 밀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655.28에서 2404.77로 9.43% 떨어졌다.

올 들어 미국 증시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 상승률은 33.37%, S&P500지수는 26.58%에 달한다. 국내 증시는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서도 온도차가 크다. 일본 닛케이225지수(20.37%),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4.26%), 홍콩 항셍지수(17.82%)는 같은 기간 상승세가 뚜렷하다.

이 기간 국내 증시에선 시가총액이 253조9320억원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27일 유가증권시장 시총은 1966조9570억원으로 작년 마지막 거래일(2126조3720억원) 대비 159조4150억원 줄었다. 코스닥시장 시총은 지난해 말 429조3910억원에서 333조8740억원으로 94조5170억원 쪼그라들었다.

국내 시총 1위인 삼성전자 영향이 컸다. 1월 2일 7만9600원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27일 5만3700원으로 내렸다. 같은 기간 시총은 148조510억원 깎였다. 올해 국내 증시 시총 감소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삼성전자 주가 부진에 삼성그룹 시총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삼성그룹 22개 종목(우선주 포함) 합산 시총은 26일 기준 548조4413억원으로 지난해 말 709조6920억원에 비해 약 161조2500억원(22.7%) 줄었다.

삼성그룹 시총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57%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2016년 11월 후 가장 낮다. 국내 증시 내 삼성그룹 비중은 삼성전자 주가가 8만8000원이던 2021년 1월 초엔 38%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국내 증시가 극적인 분위기 반전을 이루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등 대외 변수에 국내 정치 불확실성까지 겹쳐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처럼 국내 증시가 각종 이슈와 사건, 악재에 시달린 적이 없는 것 같다”며 “투자심리가 웬만해서는 회복되기 어려울 정도로 억눌려 있어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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