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판 송도' 짓는 대우건설…신도시 수출하며 패러다임 바꾼다

입력 2024-12-29 18:13   수정 2024-12-30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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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찾은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저층에 낡은 건물이 빼곡한 구도심 호안끼엠과 달리 한국식 고층 아파트가 우뚝 선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하노이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거듭나고 있는 스타레이크시티는 대우건설이 시행부터 시공, 운영 등을 맡았다. 1단계 주거 시설은 완전 분양돼 입주까지 마쳤다. 남은 부지에는 삼성 연구개발(R&D)센터, 대형마트를 비롯해 베트남 정부 관공서 13곳이 이전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스타레이크시티 개발 성공을 바탕으로 하노이에서 110㎞ 떨어진 타이빈성에도 끼엔장 신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96만3700㎡ 규모로 주거, 상업, 문화, 교육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K신도시’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워터프런트 빌라에 쇼핑몰까지
대우건설이 베트남에 공급하는 두 번째 K신도시 끼엔장은 타이빈성 도심에서 불과 2㎞ 떨어져 ‘노른자 땅’으로 꼽히는 곳이다. 주거시설을 비롯해 5성급 호텔, 쇼핑몰, 국제학교 등이 들어선다. 내년 하반기 착공해 2027년 상반기 분양하는 게 목표다.

스타레이크시티의 인기를 이어가면서도 녹지, 호수 등 조경 면에서 차별성을 둘 계획이다. 단지 브랜드명을 포레스스타레이크로 지은 이유다. 사업지 중심에 호수공원을 배치해 녹지 길이가 1.2㎞에 이르도록 조성한다. 모든 주택이 공원을 품은 형태다. 호수를 바로 볼 수 있는 워터프런트형 빌라도 넣는다.

대우건설 베트남법인(VINA) 관계자는 “한국식 커뮤니티 시설과 녹지 공간 등이 조성된 아파트에 대한 현지 호응이 크다”며 “지문 인식 출입, 에너지 효율 기술 등이 적용된 건물은 타이빈성에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타이빈성의 경쟁력도 높다는 판단이다. 전체 토지의 대부분이 농지이던 타이빈성은 2018년 경제특구로 지정된 이후 빠른 속도로 경제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산업단지 입주가 활발하다. 70㎞ 떨어져 있는 항구도시 하이퐁의 산업단지가 포화상태에 이르며 바로 아래 있는 타이빈성으로 기업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그만큼 배후 거주지도 필요할 것으로 봤다. 인천 송도와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권순재 대우건설 VINA법인장은 “해안 고속도로 건설 사업 중 하이퐁~타이빈성 구간 공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하노이로 연결되는 39번 고속도로까지 개통하면 물류, 관광 측면에서 경제적 발전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트남에서 사업 영토 넓히는 건설사
대우건설은 베트남에서 시행부터 시공까지 맡는 종합 디벨로퍼 입지를 다져나갈 계획이다. 투입 원가를 고려했을 때 시공만으로는 현지 건설사보다 경쟁력이 높지 않아서다. 끼엔장 프로젝트는 해외 건설사 중 처음으로 입찰 절차를 거쳐 사업권을 따냈다. VINA 관계자는 “현지 디벨로퍼는 경기 변동, 자금 압박 등의 이유로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대우건설은 안정적 재무 상태를 바탕으로 스타레이크시티 사업을 본 궤도에 올리며 신뢰를 쌓았다”고 말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다른 건설사도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준공했다. 지하 2층~지상 23층, 연면적 35만㎡ 규모다. 2014년에는 롯데센터 하노이를 지었다. 두 곳 모두 하노이 대표 복합쇼핑몰로 자리 잡았다. 남부 도시인 호찌민에서는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복합개발을 진행 중이다.

GS건설도 냐베신도시 개발사업, 롱빈신도시 개발사업 등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호찌민에서 5㎞ 떨어진 냐베신도시에 350만㎡ 규모로 2만여 가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호찌민 지하철 1호선(19.8㎞) 2공구를 시공하는 등 각종 인프라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타이빈=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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