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최대 '아미랄 화학단지'…'심장·몸통' 모두 K건설이 짓는다

입력 2024-12-30 18:15   수정 2024-12-31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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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담맘공항에서 북서쪽으로 약 100㎞ 떨어진 공업도시 주바일로 향하는 길. 직선도로 왼편에 줄 지어 있는 정유·화학 공장 굴뚝에서 시뻘건 불이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사우디 최대 규모 석유화학단지를 짓는 ‘아미랄 프로젝트’가 이 주바일 2공단에서 진행 중이다.

삼성물산은 에너지 공급원인 열병합발전소를 짓고 있다. 현대건설은 1·4패키지 시공을 맡았다. 주바일은 1970년대 현대건설의 산업항 건설 수주를 바탕으로 ‘중동붐’이 피어오른 지역이다. 50여 년 후 사우디 정부의 야심작인 아미랄 프로젝트의 심장과 몸통 조성도 ‘K건설’이 맡으며 ‘신중동붐’ 발현지로 거듭나고 있다.
“발전소는 적기 준공이 핵심”
사우디는 원유 의존도를 낮추고 석유 파생상품 생산을 확대하는 ‘비전 2030’을 추진 중이다. 노후 발전소 교체 수요도 늘고 있어 열병합발전소 시장은 더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물산 아미랄 열병합발전소(아미랄 코젠 IPP)는 475㎿ 전기와 시간당 452t의 스팀을 생산해 아미랄과 사토프, 플라스캠 등 인근 3개 단지에 공급하는 발전소다. 에너지가 제대로 공급돼야 일대 공장이 돌아갈 수 있다. 이 현장이 ‘아미랄 프로젝트의 심장’이라 불리는 이유다. 삼성물산이 설계·조달·시공(EPC) 전 과정을 맡고 있다. 공사비(계약금액)는 약 6억달러다.

올해 7월 첫 삽을 떴으며 2027년 7월 준공할 예정이다. 계약기간 내 공사를 반드시 마치는 게 발전소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공장을 지었는데 발전소가 늦어져 가동을 못 하게 되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주요 구조물을 지상에서 작업한 뒤 설치하는 모듈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배열회수보일러(HRSG)는 총 12개의 모듈로 구성돼 있는데, 가장 무거운 건 약 240t에 달한다. 정해광 삼성물산 현장소장은 “모듈화를 통해 고층 현장 작업을 최소화하면 안전성과 생산성이 향상돼 공기를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50억달러 수주한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아미랄 프로젝트의 몸통 공정을 맡았다. 총 8개 패키지 중 현대건설이 1·4패키지를 수주해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시공하고 있다. 패키지 1은 ‘화학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을 연간 165만t 생산하는 설비다. 패키지 4는 고부가가치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주요 인프라와 기반 설비, 탱크, 출하 설비 등을 건설하는 현장이다. 두 프로젝트의 수주 금액은 50억달러에 이른다.

현대건설의 강점도 적기 준공 능력에서 나온다. 외국 회사는 현지 계약직을 고용하는 곳이 적지 않다. 본사 정규직을 파견하는 현대건설과 작업의 숙련도와 사명감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현대건설이 운영하는 ‘엑스퍼다이터’란 조직도 주목할 만하다. 중동에선 현지에서 자재 조달 지연으로 공사가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엑스퍼다이터는 기자재 납기 준수와 조달 지원으로 이 같은 리스크를 해소한다.

주바일=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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