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한화와 합작 생산에 나서는 인도 엔지니어링 업체 L&T는 최근 인도 국방부와 K9 자주포 100문을 생산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번에 계약된 100문은 L&T의 인도 공장에서 생산한다. K9의 글로벌 자주포 시장 점유율은 50~55%가량인데, 인도 건이 최종 성사되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L&T와 지분율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며 “9부 능선을 넘은 것은 맞지만 계약서에 서명하는 시기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L&T가 인도 정부와 합의한 사업비는 726억8700만루피(약 1조2500억원)다. 매출을 기준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몫은 절반가량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결정되면 625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첫 계약 때 인도 현지화 비중이 50%였던 만큼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정부는 중국, 파키스탄과의 국경 분쟁이 심화하는 데 따라 2017년 한화의 K9 100문을 450억루피(약 7700억원)에 도입했다. 2021년 추가로 200문을 구매하려고 했지만 현지 사정으로 인해 100문으로 줄고 시기도 다소 늦어졌다.
그럼에도 이번 계약은 한 번 무기를 수출한 국가엔 추가 수주 기회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인도 육군이 K9을 중심으로 부대를 운용하는 만큼 같은 무기를 도입하는 게 작전상 수월해서다. 인도의 더위와 사막 지형에서도 성능을 발휘하도록 K9을 개량한 게 인도 정부의 입맛에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르웨이, 핀란드도 2017년 K9을 구매한 뒤 각각 2022년 4문, 2021년 10문을 추가 구매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K9을 구매한 에스토니아, 폴란드, 호주, 튀르키예, 이집트, 루마니아 등도 추가 도입을 검토할 여지가 언제든 있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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