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디보는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와 함께 ‘면역항암제 전성시대’를 연 PD-1 계열 면역항암제다. 미국에서 PD-1 계열 면역항암제가 SC 제형으로 시판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옵디보큐밴티그 허가에 활용한 ‘체크메이트-67T’ 임상시험을 이끈 새비 조지 미국 로스웰파크암센터 교수는 “옵디보큐밴티그를 활용하면 3~5분 만에 투여할 수 있는 데다 환자가 의사와 상의해 집에서 가까운 치료시설에서 후속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옵디보를 IV로 맞으면 30분 정도 걸린다. SC가 나오면서 환자에게 더 편리하고 안전한 치료법을 제공하게 됐다는 의미다.
첫 면역항암제 SC 제형은 2021년 중국에서 허가받았다. 미국 트라콘파마 등이 중국 기업과 함께 PD-L1 계열 면역항암제 ‘엔바폴리맙’ SC 제형을 개발했지만 FDA 문턱은 넘지 못했다.
FDA 승인이 본격화된 것은 올해부터다. 지난 9월 PD-L1 면역항암제인 로슈의 ‘티쎈트릭’이 SC 제형으로 허가를 받으면서 면역항암제 SC 시대가 개화했다. 올해 옵디보까지 허가받는 데 성공하면서 후속 제품 진입이 잇따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들보다 SC 제형 개발에 늦게 뛰어든 MSD는 연매출 37조원으로 세계 1위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 파트너로 한국 알테오젠의 ‘하이브로자임’을 선택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1위인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도 알테오젠 기술을 활용해 SC 제형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제형 변경을 특허 절벽 방어 전략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옵디보와 키트루다 글로벌 특허는 2028년께 끝난다. SC 제형을 개발하면 복제약을 개발하는 후발 주자들을 따돌리고 일정 기간 약물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셀트리온, 휴온스 등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SC 제형 기술 자산화 속도를 높이는 배경이다.
MSD는 지난달 할로자임 후속 기술인 ‘엠다제’ 특허 무효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SC 기술 독점권 확대에도 나섰다. 인핸즈 특허는 미국에서 2027년, 엠다제는 2034년 만료된다. 알테오젠은 2043 년께로 알려졌다.
이지현/김유림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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