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는 힘들지만…" 68억 계좌 공개한 삼성맨 [백수전의 '테슬람이 간다']

입력 2024-12-31 06:39   수정 2024-12-3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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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는 나락 가고 있지만 내 계좌는 불어나고 있다.”

정확히 1년 전이었습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한 투자 인증샷이 테슬라 팬들에게 화제였지요. 본인을 삼성전자 CL3(과장·차장급)라고 밝힌 글쓴이는 8년 전부터 조금씩 테슬라 주식을 사 모았습니다. 적금 붓듯 모았다는 주식은 1만여주. 당시 평가액은 33억원에 달했습니다. ‘놀랍다’는 댓글이 쏟아졌지요.

지난 26일 이 테슬라 투자자는 1년 만에 다시 인증샷을 올렸습니다. 그의 주식 수는 9900주로 200주 줄었지만, 평가액은 68억원이 넘습니다. 테슬라 주가가 올 한해 급등한 덕분이지요. 누적 수익률은 343%. 테슬라 투자로 53억원을 벌어들인 겁니다. 그는 “주식을 약간 팔아서 신형 모델3를 샀다”며 “내 인내심이 보상받아서 좋다”고 적었습니다.



2024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투자자들이 한 해 투자 성적을 결산할 시기입니다. 누군가는 ‘테슬라 1만주’ 직장인처럼 가슴 벅찬, 누군가에겐 씁쓸한 1년이었겠지요. <테슬람이 간다>는 마지막 연말 특집으로 테슬라 및 주요 투자처에 대한 수익률을 분석합니다. 올해 1월 초부터 연말까지 종가 기준으로 미국과 한국의 주요 주식과 암호화폐를 비교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올해도 뜨거웠던 ‘M7’
올해도 미국 주식은 ‘매그니피센트 7’(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MS)·메타·아마존·알파벳(구글)·테슬라)이 주인공이었습니다. 7개 기업 모두 사상 최고가를 찍었습니다. 특히 테슬라는 많은 투자자를 울고 웃게 했지요.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던 테슬라 주가는 연초부터 내리막을 탔습니다.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200달러가 무너지면서 많은 서학개미가 ‘눈물의 손절’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반기 들어 주가는 회복의 시동을 걸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약속한 로보택시 공개 기대감 덕분이었습니다.



극적인 반등은 지난달 벌어졌습니다. 머스크가 발 벗고 지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가 대선에 압승하면서 폭등의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테슬라는 연초 대비 74% 오르며 전고점(409.97달러)을 돌파했습니다. 지난 27일 기준 미국기업 시가총액 7위입니다. 테슬라 강세론자인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연구원은 “내년 테슬라가 시가총액 2조달러에 도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매그니피센트 7’ 올해 수익률
※1월2일~12월27일 종가 기준

- 엔비디아 184.6%
- 테슬라 73.8%
- 메타 72.2%
- 아마존 49.3%
- 알파벳(구글) 39.1%
- 애플 37.7%
- 마이크로소프트 16.1%

- 나스닥지수 33.6%
- S&P500지수 25.9%
- 러셀2000지수 11.5%

매그니피센트 7 중 가장 돋보인 기업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엔비디아입니다. 지난 1년간 주가가 세 배 가까이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매 분기 ‘깜짝 실적’을 내며 AI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한 덕분입니다. 한때 시가총액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올 한해 애플, MS와 함께 ‘왕좌’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했지요. 메타, 구글, 아마존도 AI 수혜주로 평가받으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습니다.

반면 소형주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올 한해 11.5% 상승에 그쳤습니다. 나스닥(33.6%), S&P500지수(25.9%) 대비 아쉬운 성적입니다. 하지만 월가 투자은행(IB)들은 내년 소형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습니다. M7 등 빅테크 기업의 예상 실적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기술주가 고평가됐다고 보는 겁니다.


‘부진의 늪’에 빠진 국내 주식
국내 증시는 겹겹이 쌓인 악재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계엄 사태가 빚은 탄핵 정국에 원·달러 환율마저 치솟고 있지요. 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국민 모두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올해 마지막 개장일이었던 30일 코스피지수는 끝내 2400선을 내줬습니다. 연초 대비 9.6% 하락했습니다. 코스닥지수는 21.7% 폭락했습니다. 전 세계 꼴찌 수준입니다.

한국 증시를 떠받치는 반도체와 2차전지 종목이 동반 부진한 까닭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더 이상 국장에 희망이 없다”며 미국증시로 떠나고 있습니다. 하락장에서 빛난 것은 방산과 조선, 전력기기주입니다. 이들 기업은 미국 트럼프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 더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 주요 주식 올해 수익률
※1월2일~12월30일 종가 기준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26.6%
- LIG넥스원 71.9%
- HD현대중공업 126.4%
- LS일렉트릭 119.4%

- 삼성전자 ?33.2%
- SK하이닉스 22.1%
- LG에너지솔루션 ?19%
- 네이버 ?12.6%
- KB금융 54.7%
- 에코프로비엠 ?61.2%

- 코스피지수 ?9.6%
- 코스닥지수 ?21.7%


폭등한 암호화폐
암호화폐는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코인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1억원을 돌파하며 140% 넘게 올랐습니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연초 대비 65% 상승을 보였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큰 지지를 받는 리플은 올 한해 271% 폭등했습니다.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한 트럼프가 암호화폐에 유리한 정책을 펼 것이란 기대감 덕분입니다. 그는 실제로 차기 행정부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 친 암호화폐 성향의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을 지명했습니다. 백악관에 ‘AI·암호화폐 차르’ 직책을 신설하기도 했지요.

테슬라 투자자에게 암호화폐는 익숙한 투자처입니다. 2021년 머스크가 비트코인과 도지코인에 투자한다고 밝히면서 당시 코인 투자 열풍에 기름을 부었기 때문이지요. 현재 테슬라는 약 972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화로 약 1조3300억원 규모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비트코인을 과거 5분기 동안 매각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주요 암호화폐 올해 수익률
※1월1일~12월30일(20시) 원화 기준

- 비트코인 140%
- 이더리움 65%
- 테더 13.6%
- 리플 271%
- 바이낸스코인 152.2%
- 도지코인 293.9%



2025년 새해에는 어떤 자산들이 성과를 낼까요. 월가 분석가들의 조언대로 소외됐던 중소형주가 빛을 보게 될까요. 아니면 AI 기술주가 여전히 달리는 한 해가 될까요. 테슬라는 올 한해 보여줬던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요.

누구도 단기 미래를 맞힐 순 없겠지요.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건, 지금 이 순간에도 촌각을 아껴가며 ‘제대로’ 일한 조직이 결국 승리한다는 과거의 경험적 사실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말입니다.

2011년 세상을 떠난 ‘영원한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는 이미 우리에게 얘기한 바 있지요. “Stay hungry, stay foolish. (끊임없이 갈망하고, 우직하게 버텨라.)” 누가 우직하게 일해왔는지 시간이 알려줄 일입니다.

※올 한 해 <테슬람이 간다> 독자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테슬람이 간다’는
‘모빌리티 & AI 혁명’을 이끄는 혁신기업 테슬라의 뒷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최고의 ‘비저너리 CEO’로 평가받는 일론 머스크도 큰 탐구 대상입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면 매주 기사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AI & 로봇 컴퍼니’로 전환하는 테슬라와 투자를 다룬 책 「테슬라 리부트」를 출간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백수전 기자 jer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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