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1.9% 상승해 넉 달 연속 1%대를 유지했다. 2024년 전체 물가상승률은 2.3%로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최근 고환율 여파에 1월 말 설 연휴가 다가오면서 연초부터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24년 물가상승률은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그렸다. 석유류 가격이 전년보다 1.1% 떨어지고 전기·가스·수도(3.5%), 서비스(2.2%) 등 다른 품목의 상승률도 축소되면서다.
12월 물가상승률이 소폭 오른 것은 환율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환율은 석유를 비롯해 달러로 결제되는 수입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려 전체 물가를 자극한다. 12월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0% 올라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11월까지만 해도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5.3% 하락하며 전체 물가상승률을 0.22%포인트 낮추는 데 기여했는데 12월에는 물가상승률을 0.04%포인트 상승시켰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일부 환원된 것도 석유류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12월 들어선 농산물 가격 상승폭도 커졌다. 유난히 길던 폭염 탓에 겨울철 대표 과일인 귤(32.4%), 딸기(8.8%) 등의 가격이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11월 0.3%에 그친 농산물 가격 상승폭은 한 달 만에 2.6%로 확대됐다.
그러나 농산물 가격은 유독 비싼 한 해였다. 폭염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금(金)사과’가 등장하더니 배추, 깻잎 등 채소류 가격이 뛰고 최근에는 귤, 딸기 가격까지 고공 행진했다. 2024년 농산물 가격 상승률은 10.4%로, 2010년(13.5%) 후 14년 만에 가장 큰 오름폭이었다. 과일·채소·해산물 등 신선식품 상승률(9.8%)도 14년 만에 최고치를 찍어 장바구니 부담을 키웠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물가를 잡았다”고 강조하지만, 주부가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2025년 물가상승률도 1%대로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연초 물가상승률은 고환율과 설 성수품 수요 등의 영향으로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1월 물가상승률이 최근 고환율 등으로 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원·달러 환율(중간값 기준)이 올 1분기 말 1435원, 2분기 말 1440원, 3분기 말 1445원 등으로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허세민/강진규 기자 semin@hankyung.com
12월 석유류값 1.0% 올라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91(2020=100)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 상승했다. 9월(1.6%) 이후 4개월째 이어진 1%대 물가상승률이다.2024년 물가상승률은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그렸다. 석유류 가격이 전년보다 1.1% 떨어지고 전기·가스·수도(3.5%), 서비스(2.2%) 등 다른 품목의 상승률도 축소되면서다.
12월 물가상승률이 소폭 오른 것은 환율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환율은 석유를 비롯해 달러로 결제되는 수입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려 전체 물가를 자극한다. 12월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0% 올라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11월까지만 해도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5.3% 하락하며 전체 물가상승률을 0.22%포인트 낮추는 데 기여했는데 12월에는 물가상승률을 0.04%포인트 상승시켰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일부 환원된 것도 석유류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12월 들어선 농산물 가격 상승폭도 커졌다. 유난히 길던 폭염 탓에 겨울철 대표 과일인 귤(32.4%), 딸기(8.8%) 등의 가격이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11월 0.3%에 그친 농산물 가격 상승폭은 한 달 만에 2.6%로 확대됐다.
“1월 물가상승률 높아질 것”
2024년 전체 물가상승률은 2.3%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첫해인 2020년(0.5%) 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22년 5.1%를 찍은 물가상승률은 2023년 3.6%, 2024년 2.3%로 2년 연속 둔화했다.그러나 농산물 가격은 유독 비싼 한 해였다. 폭염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금(金)사과’가 등장하더니 배추, 깻잎 등 채소류 가격이 뛰고 최근에는 귤, 딸기 가격까지 고공 행진했다. 2024년 농산물 가격 상승률은 10.4%로, 2010년(13.5%) 후 14년 만에 가장 큰 오름폭이었다. 과일·채소·해산물 등 신선식품 상승률(9.8%)도 14년 만에 최고치를 찍어 장바구니 부담을 키웠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물가를 잡았다”고 강조하지만, 주부가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2025년 물가상승률도 1%대로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연초 물가상승률은 고환율과 설 성수품 수요 등의 영향으로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1월 물가상승률이 최근 고환율 등으로 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원·달러 환율(중간값 기준)이 올 1분기 말 1435원, 2분기 말 1440원, 3분기 말 1445원 등으로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허세민/강진규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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