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탑승객 181명 중 생존자는 2명이었다. 당시 구조대는 사고 발생 20분 뒤 생존자인 남성 승무원 이모(33) 씨를 구출했고 30여분 뒤 캐비닛에 깔린 여성 승무원 구 모(25) 씨를 구조했다. 생존자 2명은 현재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모두 꼬리칸에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행기 사고 시 기체 앞쪽, 중간, 뒤쪽 좌석 중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리가 있는 건 아닌지 등 좌석별 생존 확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과거 발생한 항공기 사고를 통해 좌석별 생존율에 대한 분석은 몇 차례 시도된 바 있다. 2015년 미국 연방항공국(CSRTG)이 과거 35년간 기내 좌석별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 뒤쪽 좌석에 앉은 이들의 사망률이 32%로 앞쪽 좌석(38%)이나 중간 좌석(39%)에 비해 가장 낮았다.
2007년 미국 과학 기술 전문지 '파퓰러 메커닉스'가 1971~2007년 항공기 사고 20건의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뒤쪽 좌석 생존율이 69%로 가장 높았고 앞쪽 좌석은 49%, 중간 좌석은 56% 생존율을 보였다.
하지만 항공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가장 안전한 자리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사고처럼 여객기가 추락하는 경우 기체 앞부분이 먼저 장애물과 충돌해 화재가 발생했기에 꼬리 칸이 상대적으로 안전했지만, 비행 중 엔진이나 동체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는 도리어 불씨가 꼬리칸을 향해 번지기에 뒤쪽 좌석이 더 위험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김인규 항공대 비행교육원장은 "사고가 났을 경우 가장 안전한 곳이 후미 쪽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사고 유형에 따라서 기체가 손상을 입기 때문에 어느 자리가 더 안전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컨대 20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벌어진 아시아나항공 착륙 사고(승객 2명 사망·181명 부상)에서는 동체 후미가 지상을 치면서 후미에 있는 승객들만 사망했다"며 부연했다.
권보헌 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도 "일반적으로 항공기 꼬리칸이 더 안전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 "사고가 항상 같은 형태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고의 경우 기체 앞쪽이 부딪히면서 화재와 충격이 먼저 발생했고 상대적으로 뒤쪽은 충격과 화재에서 멀어져서 생존자가 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리/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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