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뒤에 보자더니"…양심 치과의사 참변에 동료 의사 나섰다

입력 2024-12-31 16:36   수정 2024-12-3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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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해 광주에서 치과를 운영 중이던 50대 치과의사 이모(53) 씨가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역에서 양심 의사로 소문났던 이 씨의 비보에 환자와 보호자들이 애도를 표하는가 하면 동료 의사들도 "해당 치과에서 진료받던 환자들의 진료를 이어가겠다"며 도움을 자처했다.

3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N치과의원 이모 원장의 부고 소식이 공유됐다.

이 치과에서 아이들이 치료받고 있었다는 글 작성자 A씨는 "듣고 싶지 않던 소식이 왔다"며 이 원장의 부고 소식이 적힌 엘리베이터 안내문을 촬영해 올리고선 "저희 첫째, 둘째 (아이를) 그동안 친절하게 진료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A씨가 게재한 사진 속 부고문에는 "저희 치과 이 원장님께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인한 부고로 진료를 중단한다"고 적혀 있었다.

이어 A씨는 "지난 23일 진료받을 때 첫째 아이의 앞니가 살짝 색깔이 달라 걱정했더니 '(아이가) 커서 여자친구 만날 때 예쁘게 해주면 된다. 3개월 뒤에 보자'고 웃으셨다"며 고인과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과잉 진료 안 하시고 애들 예뻐해 주셔서 환자가 붐비던 병원이었다"면서 "저희 아이들도 소식 듣고 너무 슬퍼하고 있다"며 "그곳에서는 편하게 쉬셨으면 좋겠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 원장의 부고 소식이 전해진 뒤, 지역 내 일부 치과의사는 그의 부재로 치료받지 못하게 된 환자들의 치료를 맡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이날 SNS에는 "이 원장님을 한 번도 뵌 적이 없고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지도 않다. 하지만 원장님이 헌신적으로 환자분들과 아이들을 위해 사셨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기존에 다니시던 교정 환자분들, 임플란트 진행 중이셨던 분들 할 수 있는 한 저희 치과에서 마무리해드리려고 한다"는 동료 치과 의사의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동료 치과의사도 "비보를 전해 듣고 일천한 실력이지만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돕겠다"며 "주저하지 말고 내원해달라"고 글을 올렸다.

김영리/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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