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 아우르는 '블록버스터 전시'의 해

입력 2024-12-31 17:57   수정 2025-01-01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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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1년 내내 대형 전시가 끊이지 않는다. 전국 미술관과 박물관들이 일찌감치 관객맞이 준비를 마쳤다. 해외 거장을 모셔와 여는 개인전부터 국내 작가들이 다양한 주제로 펼치는 특별전까지 새해에 놓쳐서는 안 될 전시를 모았다.

대한민국 대표 국립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은 새해 서울관 덕수궁관 과천관에서 10개의 전시를 열어 관객을 맞이한다. ‘2025년 1호 전시’는 4월부터 서울관에서 열리는 론 뮤익의 개인전. 호주에서 태어난 뮤익은 ‘극사실적 조각’을 선보여 세계의 주목을 받는 작가다. 뮤익을 조명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이번 전시는 프랑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과 손잡고 성사됐다. 조각, 사진, 다큐멘터리까지 그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30여 점의 작품이 출품된다. 4월 덕수궁관에서는 ‘초현실주의 근대미술’ 세계가 열린다. 한국 미술사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초현실주의 작가들과 작품을 조명하며 한국 초현실주의의 흐름과 작가들의 실험정신을 훑어볼 수 있다. 8월 서울관에서는 김창열 작고 이후 열리는 국립현대미술관 최초의 회고전이 개막한다. ‘물방울 작가’로 널리 알려진 김창열의 초기 작업부터 말년까지의 창작 여정을 보여줄 예정이다.

전시마다 ‘구름 관객’을 몰고 다니는 삼성문화재단의 미술관 두 곳도 관객맞이 준비를 마쳤다.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과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에서는 올해 네 개의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2월, 리움미술관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미술 작가 피에르 위그의 개인전을 열어 2025년 첫 관객을 만난다. 위그는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내부에 1000그루의 나무를 심어 ‘숲’을 들여놓는 실험을 한 작가다. 위그는 지난해 베네치아비엔날레 기간에 푼타델라도가나미술관에서 대형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도 당시 나왔던 작품을 신작과 함께 만날 수 있다.



네 번째 KIAF-프리즈 서울이 열릴 9월, 리움이 선택한 얼굴은 한국 작가 이불. 이불은 백남준 이후 한국 작가로는 처음 영국 런던 헤이워드갤러리에서 전시를 열며 ‘국가대표 작가’로 잘 알려졌다.

4월 호암미술관에는 ‘겸재 정선’의 작품 세계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삼성문화재단과 간송미술문화재단이 함께 준비했다. 국보로 지정된 작품 ‘정선 필 금강전도’를 포함한 정선의 진경산수화가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대표작 120여 점이 출품된다. 8월엔 조각가 루이스 부르주아가 찾아온다. 리움 소장품과 함께 한국에 처음 소개하는 부르주아의 초기 회화까지 주요 작품이 쏟아질 예정이다.

이 밖에 2월 더현대서울 ALT.1에서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우스터미술관의 소장품 세계가 펼쳐진다. 전시 제목 ‘인상파, 모네에서 미국으로’에서 알 수 있듯 모네의 대표작을 비롯한 다양한 인상파 작가의 작품이 관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6월 조선 전기 미술을 선보이는 전시를 한다. 조선 건국부터 임진왜란까지 200년간의 서화, 불교미술과 공예 등 250여 점이 출품된다. 서울시립미술관의 2025년 첫 전시는 3월 서소문본관에서 열릴 강명희 개인전이다. 강명희는 1972년 서울대 미대 졸업 직후 프랑스 파리로 떠나 작품 활동을 했다. 1986년에는 한국 여성 작가 최초로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전시하며 프랑스가 주목하는 대한민국 대표 현대미술가가 된 작가다. 국내 활동이 비교적 적은 그이기에 이번 전시는 강명희의 예술 세계를 살펴볼 절호의 기회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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