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선택을 받은 트웰브랩스, ‘글로벌 톱4’에 오른 라이너,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만든 업스테이지…. 한국경제신문의 스타트업 플랫폼 긱스가 국내외 창업 전문가들이 함께 진행한 ‘글로벌 AI 스타트업 사례연구’ 프로젝트에 등장하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이다. 이들은 뾰족한 기술력과 스타트업 특유의 민첩성으로 글로벌 빅테크가 장악한 글로벌 AI 시장의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 장용석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데이비드 최 미국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등이 전문가 필진으로 참여했다.
AI 스타트업들은 빅테크가 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AI 캐릭터 생성 스타트업 클레이디스를 창업한 안성호 대표는 3차원(3D) 이미지 시장에 깃발을 꽂았다. 안 대표는 “빅테크 AI는 언어 영역에 강하지만, 이미지 계열에선 아직 스타트업이 우위”라며 “기성 솔루션이 없는 상황에서 최초 진입자라는 강점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맞춤형 AI 광고모델을 만드는 플립션의 정훈진 대표는 “가상 얼굴 합성 기술로 미국 시장에 도전했는데 중소 의류업체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한두 업체와 연결되자 입소문을 타고 고객이 빠르게 늘었다”고 했다.
사업모델을 발 빠르게 바꾸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김현수 슈퍼브에이아이 대표는 “이미지 데이터 라벨링 솔루션으로 시장에 진입해 비전 AI 개발을 위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솔루션 기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LLM 개발기업 업스테이지의 권순일 부사장은 “문서 자동화 AI로 시작해 자체 모델을 고도해나가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사 a16z가 뽑은 생성형 AI 앱 순위에서 4위를 차지한 라이너의 김진우 대표는 웹 콘텐츠 하이라이팅 앱에서 AI 검색 서비스로 회사를 변신시켰다.
산업 AI 기업 마키나락스의 윤성호 대표는 “창업 초반 한 기업의 제조공정 서버실을 방문했더니 빨래가 널려 있고 먼지가 자욱했다”며 “의자도 없이 몇 시간 동안 서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돌아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반응을 얻고 있는 글로벌 스타트업이라는 것이다. 3D 모션데이터 스타트업 네이션에이의 유수연 대표는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하다 보니 언어 장벽이나 문화적 차이가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며 “첫 제품 출시 한 달 만에 글로벌 사용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한국 미국 일본 3개국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올거나이즈의 이창수 대표는 “개발은 한국에서 하지만 미국과 일본 고객사들은 우리를 외국 기업으로 인식하지 않는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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