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초 치러진 중국 공무원 시험에 역대 최다 인원인 340만명이 응시했다. 전년 대비 40만명 넘게 증가한 수치다. 중국에서 공무원은 대표적인 안정적인 일자리, 즉 ‘철밥통’으로 통한다. 대부분의 공무원에게 사회보험과 주택 보조금이 제공되며, 해고가 드물다. 베이징, 상하이와 같은 대도시 기준 연봉은 15만~20만 위안(약 3018만~4025만원)이다.
특히 민간 부문 취업 시장이 침체되면서 대학 졸업생들 사이에서 공무원 시험 열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번 시험에 응시한 베이징 소재 대학 석사과정 학생은 “민간 기업에서 인턴십을 하면서 동료들이 해고당하는 것을 본 이후 안정성이 큰 국유기업이나 정부 일자리를 선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무원들의 처우 역시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 정부들이 재정 위기로 임금 지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 익명의 공무원은 “작년에는 보너스가 줄고 급여가 최대 30%까지 삭감돼 주변 직원들이 사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성에서는 공무원들이 몇 달 째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중국 사회학 교수는 “현재 중국 대학 졸업생들은 90년대 대규모 공공 부문 해고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부 직장에 대해 현실과 다른 이상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공공 부문 일자리 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유명 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급여 미지급은 전국적으로 겪는 현상으로 단기간에 해결이 불가능하다”며 “이 때문에 공무원이 뇌물을 받아 부족한 급여를 채우거나 시민에 대한 행정 과징금을 늘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