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 시장 키워드…'양극화·금리·임대차' [더 머니이스트-김효선의 부동산이지!]

입력 2025-01-15 06:30  


푸른 뱀의 해, 을사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청색을 의미하는 을(乙)과 뱀을 상징하는 사(巳)를 합해 '청사(靑蛇)의 해'라고도 부릅니다. 올해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며, 개인 자산관리의 측면에서도 의미가 남다릅니다.

전체 자산의 60% 이상이 부동산에 집중된 대한민국에서는 올해 부동산 시장의 변화가 개인과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유난히 변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2025년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 트렌드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양극화입니다.

올해 부동산 시장은 지역별·유형별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전망입니다. 선호도가 높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의 온도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며, 동일한 지역 내에서 아파트와 비아파트의 격차도 커질 것입니다.

지난해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으로 대표되는 선호 지역들의 아파트 가격은 서울 외곽 지역의 아파트 가격에 비해 2~3배 이상 높은 가격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주택 시장이 불안정하고 경기 침체나 금리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보니, 지역과 주택 유형, 입주 연차 등을 세밀하게 따져 안전자산으로서의 투자 가치 및 환금성이 높다고 생각되는 서울 아파트 신축 대단지 쪽에 수요자들이 집중되며 양극화를 극대화했습니다.

게다가 다주택 규제가 지속되고 절세 전략도 고려하다 보니 최근에는 1주택 중심의 투자를 하시는 경향들이 강해져서 '똘똘한 한 채'를 선택하는 트렌드는 더 강해져 극과 극의 주택시장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정치적 불확실성은 관망세를 장기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한동안 거래를 멈추고 상황을 지켜보겠지만 정권의 방향성이 정해지면서 거래가 늘고 지역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격 변동은 지역의 수급 밸런스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예를 들어 서울 강남권 등 주요 상급지는 수요 대비 공급 부족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여전히 공급과잉으로 꼽히는 대구, 경북 등 지방 일부 지역은 하락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음은 금리입니다.

흔히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심리라고 합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금리가 빠르게 인상되는 시기에 오히려 주택 가격도 동반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금리가 인상돼 이자 부담이 늘어도 주택 가격 상승 압력이 더 높으면 가격이 올라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매입 심리가 군중 심리로 확산하면 주택가격이 단기적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패닉바잉이 주택 시장을 과열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인해 매입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도 본인의 소득이 따라주지 않으면 살 수가 없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DSR 2단계에 돌입하면서 은행권 주담대 및 일반 신용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후 서울 아파트 가격 급등세가 빠르게 둔화하고 거래도 급감한 바 있습니다. 올해도 예정대로 7월부터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진행되면 가산 금리가 최대 1.5% 더 적용되면서 대출 가능 액수가 줄어들게 됩니다.

DSR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출 여건이 까다로워지고 있지만, 금리 인하가 예정되어 있어 수요자들의 부담을 일부 완화할 수는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특례보금자리론과 같은 저금리 정책 대출 지원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매우 좋은 주택 매입의 기회가 됩니다. 자격 요건이 된다면 DSR과 관계없이 저리로 주택 매입 자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DSR 규제가 지속되는 이상 대출 가능 금액과 이자 부담이 주택 매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전제 조건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출받지 않고 주택을 매입하는 현금 부자들이 시장에 진입하는 시기와 특례보금자리론과 같이 완화된 공공 금융 정책이 출시되는 시기가 주택 시장의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전·월세 시장의 변화도 감지됩니다.

전셋값 상승과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지속될 전망입니다.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매매시장 관망세가 장기화하면서 전세 수요가 증가하고, 전월세 전환율도 꾸준히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서민 주거비 부담을 가중하며, 특히 수도권의 상승세가 두드러질 것입니다. 반면, 지방은 수급 밸런스에 따라 상반된 흐름을 보일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매매 가격 상승세에 따라서 전·월세 임차 가격도 변동성을 보였고, 임대차 입법 4년 차가 넘어가면서 서울 아파트 중심의 전월세 가격 상승세가 상호작용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아직 남아있는 전세 사기 여파가 비아파트를 비 선호하는 현상을 지속시키고 있어 주요 입지의 아파트 가격 강세는 지속될 전망입니다.

수도권 중심의 전월세 가격이 지난해부터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올해는 수도권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매우 감소해서 신축 아파트 중심의 전월세 가격은 지속해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120년 전, 을사년(1905년)은 대한민국에 깊은 상흔을 남긴 해로 기록돼 있습니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본격화된 시점으로 국가의 운명이 비극적으로 급변한 전환점이었습니다. 2025년 을사년 자산시장에 있어서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위기로 다가오는 변수들에 대비해 국가와 개인의 미래가 회복과 성장으로 전환되는 해로 기록되기를 소망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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