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9명이 돌아오지 못했다…하염없이 주인 기다리는 '푸딩이'

입력 2024-12-31 21:22   수정 2024-12-3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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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일가족 아홉 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는 비통한 소식이 알려졌다. 돌아오지 못하는 가족을 기다리며 남은 건 반려견 '푸딩'이 뿐이다.

지난 29일 발생한 사고 여객기인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의 최고령 탑승자는 전남 영광 군남면 용암마을에 살던 A씨(80)다. A씨 내외와 두 딸, 손자·손녀, 친인척 등 3대에 걸친 일가족 아홉 명은 내년 팔순 잔치를 앞둔 A씨를 위해 다 같이 여행을 떠났다가 변을 당했다.

사고 후 A씨의 집은 굳게 닫혔다. 이번 참사로 희생된 A씨의 손녀 B양(6)이 애지중지 키우던 반려견 푸딩이만 마을을 방황 중이다. 푸딩이는 용암마을에서 유일한 미취학 아동이었던 B양의 단 하나뿐인 친구였다.

주민들은 이날 주인 잃은 푸딩이의 밥을 챙겼다. 마을로 들어오는 차를 연신 쳐다보며 주인을 기다리는 뒷모습이 애처로워 주민들이 데려가려고도 했다. 그러나 푸딩이는 주인을 기다리며 집을 지키고 있다.


군남면 소재 군남중학교 학생들도 이날 오후 군남면사무소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분향소를 방문했다. 학생들은 직접 교사들에게 참배를 요청하고 검은 추모 리본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장세일 영광군수 등 이날 오전까지 지역민 200여명이 참사를 애도하기 위해 분향소를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지난 29일 오전 9시 3분께 무안국제공항에 비상착륙을 시도하던 제주항공 7C 2216편 여객기는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를 벗어나 방위각 시설과 충돌해 폭발했다.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탑승자 총 181명 중 2명 만이 구조됐다.

해당 항공편은 지방 중소여행사가 성탄절을 맞아 3박 5일 일정으로 태국 방콕, 파타야 등을 왕복하는 여행 전세기의 귀국편이었다. 희생자의 대부분은 가족과 친지, 직장동료 단위 승객들이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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